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3일 대학생 기자들과의 간담회, TV토론회를 잇달아 가지며 선대위 출범 뒤 본격적인 '노풍(盧風) 살리기'에 나섰다. 또 흔들리는 호남민심을 잡기 위해 TV토론회가 끝난 4일 새벽에 광주로 내려가는 강행군도 불사했다.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수도권의 10여 개 대학 학보사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자신의 주 지지층인 20대 표밭을 다졌다. 이 자리에서 노 후보는 시사평론가 유시민(柳時敏)씨가 주도하는 '개혁적 국민정당'을 언급, "대선과정에서 연대를 할 수 있고 여건이 되면 통합도 고려해 볼만하다"며 거듭 통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학보사 기자들이 일부 언론과의 대결적인 관계를 지적하자 노 후보는 "국가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언론이 무섭다고 그냥 가면 어떻게 하느냐"라며 "언론이 잘못됐다면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대학내 부재자투표소 설치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정당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이번에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20대 지지율이 낮은 한나라당을 겨냥한 뒤 "나라가 걱정되면 젊은 사람들이 나서서 (투표를) 실천하는 운동을 해달라"고 부탁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여의도 공원 잔디밭에서 1시간 30여 분 동안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노 후보는 자전거를 타고 등장해 휴일을 맞아 공원을 찾은 시민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이날 밤 노 후보는 문화방송 '100분 토론'에 출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나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특권층이고 이번 대선에는 나와 같은 보통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풍을 재운 한 원인인 돌출 언행에 대해 "일부 언론에 의해 왜곡되고 거두절미된 채 보도되며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해명하기도 했다.
노 후보는 토론회가 끝난 4일 새벽 1시 승용차편을 이용해 곧장 광주로 출발했다. 노풍의 진원지였으나 최근 노 후보의 전국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흔들리는 '호남민심'을 붙잡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노 후보는 4일 지방방송사 중 맨 처음으로 광주방송과 대선 후보자 토론회 일정을 잡는 등 광주에 대한 관심을 부각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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