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동응원에 '물'이 올랐다.대회 초반 서로 다른 응원문화에 호흡이 맞지 않던 남북 응원단들이 이제는 서로 응원구호와 응원가에 익숙해져 '척'하면 '딱' 하는 만점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촌스럽게 여겨지던 '나간다. 나간다. 우리 선수 나간다'라는 북측 응원구호도 이제 월드컵 '대∼한민국'에 대적하는 부산 아시안게임 공식 응원구호가 됐다.
남북공동응원은 2일 남북한 유도 선수들이 다정하게 금메달을 나눠 가진 부산 구덕경기장에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북한 미녀 응원단이 '우리는∼'이라고 선창하자 남측 응원단은 '하나다!'라며 응수했다. 또 '파도타기∼'를 외치는 남측 응원단 제의에 북측 응원단이 화답하는 화합의 파도가 구덕체육관을 10여차례나 뒤덮었다. 개천절인 3일 남북한 농구경기가 열린 금정체육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북측의 삼삼칠 딱딱이 응원에 호응하기 위해 나무 토막이나 캐스터네츠까지 조달해 오는 남측 관중도 등장했다.
북한 취주악단의 삼삼칠 박자에 맞춰 캐스터네츠를 흔들던 김하숙(金河淑·여·43)씨는 "딱딱이와 비슷한 소리를 낼 것 같아 가져왔다"며 "북한 응원단의 딱딱이를 구해 다 같이 응원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휘파람', '우리는 하나', '옹헤야' 등 북측 응원단의 응원가도 남북이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것이었다.
응원 나온 시민들은 "이렇게 잘 통하는 것을 보니 한 핏줄임이 틀림 없다"며 감격했다. 흥남이 고향인 이봉남(李鳳南·69) 할머니는 "북한 응원단이 다들 내 손녀딸 같다"며 "바로 옆에 앉아 같이 손잡고 간식도 나눠먹으며 응원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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