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으로서의 삶도 가치있겠지만 좀 더 역동적인 세계에 도전을 해보고 싶었습니다."최은정(30·사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외교관에서 증권 애널리스트로 변신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다양한 직종 출신들이 포진해 있는 애널리스트 업계지만 외교관 출신은 최 연구원이 처음. 그만큼 그의 변신은 증권가에서 주목 받고 있다.
외교관이라는 직업도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평가를 받는 현실인 만큼 전직의 변이 너무 단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몇 가지 이유를 덧붙인다. "앞으로는 경제 분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외무부에서의 일은 경제 분야와 큰 상관이 없었죠. 개인적인 관심사를 더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쪽을 선택한 셈입니다." 최 연구원은 "사실 외교관은 세월이 지날수록 빛이 나는 직업이라 생각된다"며 "반면 애널리스트는 직업 수명도 짧은 편이지만 그 만큼 젊었을 때 도전해 볼만한 매력이 크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영어과(92학번)를 졸업한 그는 1996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이후 같은 해 외무부(현 외교통상부)에 들어가 2001년 5월까지 사무관으로 근무했다. "국제정세를 배우고 관련 내부 보고서를 작성하며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는 그는 98년 미국 연수를 계기로 애널리스트로 변신하기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이후, 외무부에 휴직계와 사표를 연이어 내면서까지 미 펜실베니아 와튼스쿨에서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고 결국 올 5월 학위를 받게 됐다. "귀국 후 7월 삼성의 금융분야 그룹 공채에 원서를 냈고 원하던 애널리스트 분야를 지원하게 된 겁니다."
최 연구원은 증시에 대해 느낀 매력도 애널리스트를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투자를 해 본 경험도 없었지만 다이내믹하게 움직이면서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주식시장이 저에겐 큰 매력으로 다가 왔습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군중 심리로 움직이는 증시에서 나름의 논리적 툴(도구)을 이용해 좋은 리포트를 많이 생산해 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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