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이창호 9단은 역시 강했다.지난달 9일 시작된 제33기 SK엔크린배 명인전 도전기는 23일 만인 2일 이 9단의 타이틀 방어로 끝났다. 이로써 이 9단은 명인 5연패와 함께 개인 통산 110번째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 9단은 "최고 권위인 명인 타이틀을 계속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올해 초 제36기 패왕전 결승전에서 이 9단에게 패했던 안조영 7단은 또다시 결승대국에서 이 9단에게 무릎을 꿇었다. 안 7단은 명인전 본선에서 조훈현 유창혁 이세돌 등 막강한 상대를 모두 물리치고 7전 전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도전권을 획득했지만 끝내 세계 최고수 이 9단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다만 안 7단이 도전기 3국에서 반집승을 거두며 이 9단과의 역대 전적 10연패라는 치욕의 사슬을 끊은 것은 성과.
이날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도전 5번기 제4국에서 백을 쥔 이 9단은 초반부터 발 빠르게 실리를 챙기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이에 안 7단은 두텁게 대응, 초반 호각세를 유지했으나 상변에서 첫번째 의문수인 흑49수를 두면서부터 이 9단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중반 좌하귀 전투에서 안 7단은 흑65로 젖혀 대세 반전을 꾀했으나 오히려 이 수가 패착이 됐다. 이후 안 7단은 계속 국면 전환을 시도했으나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터넷 생중계를 맡은 김승준(金承俊) 7단은 " 이 9단이 안 7단의 의문수를 정확히 응징하며 자기 페이스로 이끌었다"며 "특히 하변 전투에서 이 9단의 정교한 수읽기가 돋보였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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