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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피랍자 사고사"/北, 日조사단에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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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피랍자 사고사"/北, 日조사단에 밝혀

입력
2002.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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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사망한 일본인 피랍자 8명의 사인은 자살이나 가스중독 등 사고사이며 살해된 사실은 없다고 평양을 방문한 일본 정부조사단에게 밝혔다. 또 납치 피해자 13명 중 7명은 공작원, 1명은 일본인 청부업자에 의해 납치됐고 나머지 5명은 본인 동의에 의한 입북이라고 말했다.아베 신조(安部晋三) 일본 관방부장관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정부조사단의 방북 결과를 발표했다.

북한은 특수기관의 납치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1998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장봉림을 사형, 김성철을 장기징역형에 처했다는 처벌 결과도 설명했다.

▶납치 사건의 경위 및 처벌

77년 11월 15일 니가타(新潟)에 침투했던 공작원은 자신을 목격한 요코다(橫田) 메구미(당시 13세) 양이 신고할까봐 우려해 그를 납치했다. 첫 일본인 납치다. 이를 계기로 특수기관의 일부 부서에서 일본인 성인을 데려다 공작원의 일본어 교육과 신분위장에 이용하자는 제안이 나와 납치가 시작됐다. 78년 6월부터 80년 6월까지 특수기관의 일부 부서에 의해 일본에서 성인 남녀 9명이 납치됐다.

80년 초에 다른 특수기관의 일부 부서도 이를 알고 납치공작을 세웠으나 일본 내에 공작 루트가 없어 80년 6월∼1983년 7월 유럽에서 성인 남녀 3명을 납치해 왔다(요도호 납치범 그룹에 의한 납치 사건으로 보임).

▶사망 원인

요코다 메구미는 평양 시내의 병원에 우울증으로 입원했다가 93년 3월 13일 산보 중 나무에 목을 매 자살했다.

86년 8월 북한 남자와 결혼해 딸이 살아있다. 83년 어학연수 중 유럽에서 실종된 아리모토 게이코(有本惠子·당시 23세)는 역시 유럽에서 납치된 이시오카 토오루(石岡享)와 85년 결혼해 딸을 낳고 살다가 86년 가족 3명이 모두 석탄 난로로 인한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 역시 유럽에서 실종됐던 마쓰키 가오루(松木薰)는 자동차에 타려다 사고로 사망했다.

78년 납치된 이치가와 슈이치(市川修一·당시 23세)는 함께 납치된 마스모토(增元) 루미코(당시 24세)와 79년 결혼, 이치가와는 79년 원산의 해수욕장에서 익사했고 마스모토는 81년 심장병으로 숨졌다. 이들의 무덤도 역시 95년 홍수로 없어졌다.

▶북한 이은혜 존재 부인

북한은 일본인 피랍 사망자에 포함됐던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납치 당시 22세)가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의 범인 김현희의 일본어 선생으로 알려진 '이은혜'라는 인물과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다구치는 이은혜일 것이라는 관측이 강력히 제기돼 왔다. 북한측은 "이은혜라고 불리는 일본인 여성은 없다"고 말했다. 다구치는 1984년 역시 납치된 하라 다다아키와 84년 결혼해 86년 하라가 간경변으로 숨진 뒤 86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가족과 일본 정부 반응

가족들은 사망자들의 사망원인이 자살, 교통사고, 익사, 젊은 나이의 심장병 등 부자연스럽다고 지적하며 여전히 북한측의 설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대부분 무덤이 홍수로 유실돼 사망 사실과 원인을 알 수 있는 물증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가족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사망자나 생존자나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DNA 검사 등 과학적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생존자 근황

78년 북한의 공작원이 일본인 청부업자에게 의뢰해 납치된 소가(曾我) 히토미(여)는 80년 월북한 미군 병사와 결혼해 두 딸을 두고 있다. 나머지 생존자 4명도 모두 결혼해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일본 조사단이 귀국 의사를 묻자 "일도 있고 아이들이 일본어를 못한다"고 소극적으로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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