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디에이고 연방 이민법원이 지난달 30일 탈북자 김순희(38·여)씨에게 망명자 지위를 부여키로 함에 따라 미국이 탈북자들의 새 정착지로 떠오르고 있다.8월 미 법원이 탈북자 이상남(39), 이철수(40)씨에게 망명자 지위를 부여한 것과 같은 취지의 결정이 다시 나온 것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탈북자 문제를 비중 있게 다뤄온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태도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원은 망명 불허시 탈북자들이 강제로 북송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져 이번 판결은 판례로 정립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번 사례가 쉽게 일반화될 것으로 낙관하기는 이르다. 탈북자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단편적이고, 이민정책에 쉽게 영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난관이 많아 미국행이 보편적인 루트로 자리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씨의 경우 탈북→중국→홍콩→필리핀→멕시코→미국이라는 고단한 여정을 거쳤다. 또 위조 여권 및 항공 요금 마련이라는 어려움도 있었다. 미국 밀입국 후 최소 6개 월 이상 이민귀화국(INS) 심사와 법원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도 큰 장애물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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