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방한하는 양빈(楊斌·39) 신의주 특별행정구 장관은 어떤 자격으로 입국하게 될까. 楊 장관은 신의주 특구의 행정 수반이자 '특구 주민 1호'이다. 정부가 그를 어떻게 간주하는가는 앞으로 신의주 특구와의 교류에서 중요한 선례가 된다.정부는 2일 북한 주민으로 간주돼 입국절차가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였던 楊 장관을 일단 네덜란드 국적자로 다루어 입국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楊 장관이 남북교류협력법 상 방문 승인을 받고 입국해야 하는 북한 주민인지에 대한 최종적 판단은 유보하고 고심 중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楊 장관이 스스로 북한 외교관 여권과 부총리급 직책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네덜란드 국적의 신의주 주민이라는 특수성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의 하위법령과 신의주 주민의 국제법적 지위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국적자로 입국할 경우에도 楊 장관은 한국과 네덜란드가 체결한 무비자 협정의 범위 내에서 활동할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楊 장관이 국내에서 간단한 신의주 투자설명회를 가질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계약체결 등 구체적인 투자유치 활동은 남북간 경제행위를 의미하므로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楊 장관의 입국 자격이 제한된 만큼, 거꾸로 남한 주민이 그를 상대로 신의주 방문·투자 협상 등을 하는 행위도 남북 교류협력법의 규제를 받게 된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楊 장관이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 등에 대한 면담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楊 장관의 위상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공식 면담을 갖기는 격에 맞지 않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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