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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 한개 비용이 전쟁보다 싸다" 美, 후세인 암살 공개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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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 한개 비용이 전쟁보다 싸다" 美, 후세인 암살 공개거론

입력
2002.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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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제거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라크인에 의한 암살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후세인 암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플라이셔 대변인은 1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후세인 대통령 암살을 포함해 어떤 형태로 이라크의 정권교체가 이뤄지더라도 이를 환영한다"며 "만일 이라크 국민이 그 일을 한다면 총알 한 개의 비용이 전쟁보다 싸게 먹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이라크 정책은 암살이 아니라 정권교체"라면서도 "이라크 국민들이 자기 손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아무도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미국이 현재 후세인 암살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라크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과 함께 이라크 내부자 지원을 통한 후세인 제거 작전을 현실적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실제로 후세인 정권 내부의 측근이 후세인에게 총부리를 겨누도록 유도하는 것은 미 중앙정보국(CIA)의 주요 작전 중 하나였다. 하지만 CIA의 이같은 시도는 1976년 외국인 지도자에 대한 암살을 금지한 대통령령으로 인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정부 들어 사정은 달라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올해 초 부시 대통령이 CIA에 후세인 살해를 포함해 광범위하고 은밀한 작전을 수행토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부시 정부는 8월 이라크 민족회의(INC) 등 이라크의 6개 주요 반체제 단체 대표들을 워싱턴으로 불러 800만 달러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내부 동조를 끌어내기 위한 정지 작업을 마쳤다. 최근에는 미 특수부대가 이라크 북부 쿠르드 반군지역은 물론 이라크 남부 시아파 거주지역까지 침투, 요인암살 훈련 등 반군 지원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런 작전의 성공 여부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럽 외교관들은 공습이나 암살 등 방법으로 후세인을 제거할 방법을 한마디로 일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세인은 재래식 무기의 직접적인 공격으로 자신을 방어할 지하 벙커를 구축하고 있으며, 수시로 수많은 거처를 옮겨 다녀 암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후세인은 또 그의 측근들을 수시로 교체하고 있어 내부 반란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암살을 통한 후세인 제거 방법의 도덕성 논란도 부시 정부에게 부담이다. 존스 홉킨스대학의 엘리엇 코헨 교수는 "1976년의 대통령령은 정치 지도자에 대한 살인을 금지하는 것이어서 군사 지도자인 후세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암살은 과거 CIA가 수행했던 '더러운 전쟁'의 잔영을 떠올리게 해 국제사회로부터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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