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저녁 부산 아시안게임 선수촌내 안경점. 몽골,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등의 선수들이 짝을 지어 줄을 이었다. '공짜로 안경을 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들 나라 선수들이 단체로 몰려온 것. 안경점 관계자는 "안경이 파손된 선수들을 위해 열었는데, 멀쩡한 공짜 손님이 넘쳐 곤혹스럽다"면서도 " '안경 하나가 몇 달치 월급과 맞먹는다'며 조르는데 안 해줄 수도 없다"고 말했다. '공짜로 스케일링을 해준다'는 소식에 바로 옆 치과에도 선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부산아시안게임 선수촌에 묵고 있는 각국 선수단 간에 부익부 빈익빈이 극명하게 드러나 대회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갓 독립한 동티모르 선수단은 거의 맨몸으로 입국한 격. 경기에 입고 나갈 운동복도 준비되지 않아 경기 때마다 자원봉사자와 함께 운동복을 빌리러 다니는 촌극을 빚는다. 급기야 동티모르 지원팀장이 최근 70여만원의 사재를 털어 테니스, 마라톤 등 선수 5명의 운동복을 사줘야 했을 정도.
또 일부 국가 취재진은 숙박비가 모자라 메인 미디어센터가 있는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새우잠을 자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반면 일본이나 중국 선수들은 여가시간에 쇼핑이나 외식을 즐기는 등 한결 여유가 있는 표정. 일본 선수단은 선수촌 숙소에 TV가 없다는 소식에 입촌 당시 아예 단체로 TV를 구입해 들어왔다. 최근에는 숙소에다 인터넷 전용선까지 깔았다.
/부산=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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