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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eople/이상구 인터메이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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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eople/이상구 인터메이저 사장

입력
2002.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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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증 없이 운전한 듯한 느낌입니다."인터넷비즈니스통합(EBI)업체인 인터메이저의 이상구(35·사진) 사장은 잘 나가던 대기업에서 뛰쳐나와 개인사업을 벌인 것을 무면허운전에 비유했다. 대기업의 울타리 속에서 보호받다가 막상 일을 벌려놓고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쓰려니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창업 3년만인 이제야 업무를 파악한 듯해서 자신을 '주임급 대표이사'라고 칭했다.

이사장은 고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언론인이 되기 위해 수차례 언론사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시고 1994년에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언론에 대한 그의 열정을 알아본 회사는 그에게 산업 현장을 취재해 알리는 보도 프로듀서(PD)의 직책을 맡겼다. 그게 화근이었다.

이사장은 벤처열풍이 한창 불던 99년에 벤처의 본고장인 미국 실리콘밸리를 취재하고 나서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조그만 창고에 회사를 차려놓고 성공을 꿈꾸며 일하는 사람들을 보고 이런 세계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깨끗한 대기업의 사무실만 바라보던 그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길로 회사를 그만둔 이사장은 그해 11월 3명의 동료와 창업을 했다. 새로운 사업형태로 부상한 인터넷 비즈니스의 길목이 웹사이트라는 생각에 이를 전문으로 다루는 EBI업체를 차리게 됐다. 초창기에는 고생도 많이 했으나 지난해 인수한 디맥스테크놀로지의 XML기술을 토대로 개발한 'ECC' 솔루션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덕분에 회사도 직원이 60명으로 늘고 지난해 매출이 17억원에 이를 만큼 성장했다. 올해는 4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요즘 집사람은 제 표정이 매일 달라진다고 합니다." 대기업에 몸 담았던 때는 매일 지치고 지겨워하는 표정이었으나 요새는 흥미진진한 표정이란다. 이사장은 "권유하고 싶지 않을 만큼 사업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창업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인터메이저 출신이라면 어디에서나 대접받을 수 있도록 훌륭한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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