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들과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고통받고 있는 부안 주민들은 문명 발달과 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은 공통점이 있답니다."캐나다 인디언 8명이 9월 29일 환경파괴 논란을 빚고 있는 전북 부안군 새만금 간척사업 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모두 캐나다 밴쿠버에서 100여㎞ 떨어진 '스똘로 원주민나라'의 '추장' '정신적 어머니' '강과 연어를 지키는 담당관' '문화활성화 담당관' '연회 담당자' 등 독특한 직함을 가졌다. 목포대 문화인류학과 조경만 교수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인디언들은 새만금 간척지 공사 현장을 둘러본 뒤 환경운동연합 등 국내 환경단체와 함께 갯벌 보존을 염원하는 의식을 가졌다.
"북미 원주민들은 백인의 침탈로 삶터를 잃었고 생업과 문화도 빼앗겼지요. 더 이상 지구상에서 그토록 잔인한 일이 벌어지면 안됩니다."
과거의 아픔과 미래에 대한 소망을 절절히 고백한 인디언들은 기숙학교 강제입교와 성폭행, 구타 등 자신들이 겪은 슬픔처럼 한국 역시 일제 강점기의 정신대, 창씨개명 등 불행한 역사를 가졌다며 동질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 장지영 갯벌팀장은 "캐나다산 원목 한 개가 가구나 마루바닥으로 소비될 때 한 켠에서는 영혼의 상처가 무너져가는 수많은 원주민 인디언들이 있다"며 "새만금 간척으로 터전을 잃어가는 어민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사업을 당장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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