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식 종이복권, 즉석식 복권에 이어 마침내 온라인복권 시대로.' 두 달 후면 국내에서도 복권의 세대교체가 이뤄진다. 건설교통부, 과학기술부, 행정자치부 등 7개 복권 발행기관이 공동으로 발행하는 온라인연합복권 '로또(Lotto)'가 그 주역이다. 온라인복권 위탁사업자인 국민은행은 1일 복권판매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및 전산시스템 정비작업을 거쳐 12월 1일부터 '로또'를 본격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첨단복권의 등장으로 주택복권, 또또복권, 기술복권 등 20여 개의 전통 복권이 난립하고 있는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온라인복권의 개념과 특징
온라인복권의 '온라인'은 오프라인이란 용어의 반대 개념으로 흔히 쓰이는 인터넷을 뜻하는 말은 아니다. 복권의 발행이나 판매절차가 통신회선(전용망)과 컴퓨터 단말기 등 전산장비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온라인'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따라서 최근 사이버공간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복권과 온라인복권은 전혀 개념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지난해 10월 월드컵 경기장 재원조달을 목적으로 한 온라인복권 '스포츠토토'가 출시된 데 이어 올 3월부터는 외국인 전용 온라인복권 '코로또'가 판매되고 있지만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 의미의 온라인복권이 시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온라인복권은 개발주체와 게임방식에 따라 넘버스(Numbers), 케노(Keno)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1980년 미국에서 개발된 로또가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보급된 형태. 로또는 무엇보다 당첨자가 없으면 당첨금이 이월된다는 점, 1회분 발행 복권 수에 제한이 없고 참여자가 많을수록 당첨금이 늘어나는 점 등에서 기존 복권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로또의 게임방식
로또는 1부터 49까지의 숫자 중에 자신이 원하는 6개의 숫자를 임의로 고르는 방식이다. 구입방식도 기본적으로 번호가 인쇄된 복권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한 번호로 자신만의 복권번호를 만드는 것이다. 전용망을 갖춘 복권 판매점으로 가서 OMR카드에 원하는 번호를 기입한 뒤 카드와 현금을 지급하면 복권구입 절차는 끝. 소매인으로부터 내 번호가 찍힌 영수증을 받아 나중(통상 1주일)에 당첨결과만 확인하면 된다. 추첨 결과 6개의 숫자가 모두 맞으면 1등이다. 참여자 수가 많을수록 당첨금이 늘어나고, 1등이 나오지 않을 경우엔 다음 번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당첨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17주 동안이나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3,600억 달러로 늘어난 적도 있었다.
■복권시장 지각변동 예고
현재 국내에서 발행되는 복권은 모두 24종. 대부분 국민주택기금(주택복권, 찬스복권, 또또복권), 체육진흥기금(체육복권, 월드컵복권), 과학기술진흥기금(기술복권, 더블복권) 등 정부가 운영하는 특정 공익기금의 조성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시장규모로는 연간 약 6,000억원 수준. 복권의 종류나 발행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왜소하다. 그만큼 복권유통이나 발행구조가 낙후돼 있고, 소비자들의 관심도도 아직은 낮다는 얘기다. 독특한 재미를 가미한 로또의 등장은 그런 점에서 기존 시장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컨설팅기관의 전망에 따르면 로또 복권의 첫해 예상 매출액은 3,340억원. 새로운 복권이 하나 등장함으로써 국내 복권시장 규모가 단숨에 1조원 대를 돌파할 수도 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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