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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더 놀란 부천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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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더 놀란 부천필의 힘

입력
2002.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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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라시(훌륭하다)!" 일본에 첫선을 보인 부천필의 연주에 일본 관객들은 이 말을 연발했다. 지난달 30일 도쿄 오페라시티 콘서트홀(1,632석)에서 열린 부천필 연주회는 열렬한 갈채를 받았다. 네 번의 커튼콜에 이어 앙코르가 끝나고도 그치지 않는 박수에 지휘자 임헌정은 세 번 더 무대에 나와야 했고, 그때마다 박수소리는 더욱 커졌다. 관객은 대부분 일본인이었다. 부천필은 일본 문부성이 주최하고 일본오케스트라연맹(AJSO) 주관으로 지난달 25∼30일 열린 아시아 오케스트라 주간에 한국 대표로 초청돼 이날 백병동의 '산수도', 멘델스존의 바이올린협주곡(바이올린 백주영),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을 연주했다.

일본 관객은 수준은 높지만 기립박수가 없기로 유명한데, 혼자 일어나 오랫동안 박수를 치는 백발의 신사가 눈에 띄었다. 짐작과 달리 일본인 사코구치 마모루(61·佐古口讓)씨였다. 그는 "부천필의너무나 훌륭한 연주에 흥분했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오케스트라 연주는 처음 들었는데, 정말 대단해요. 특히 베를리오즈가 흥미로웠죠. 단원 대부분이 젊은 여성인 데 매우 놀랐고, 연습을 많이 하는 단체구나 하고 느꼈어요."

아시아 오케스트라들의 교향악 축제인 이번 행사에 부천필은 중국국가교향악단, 호주 퀸즐랜드 오케스트라, 태국 방콕 심포니, 필리핀 필하모닉과 나란히 초청됐다. 항공·숙박비는 물론 개런티를 받았다.

도쿄 오페라시티 콘서트홀은 97년 문을 연 일본 최고의 클래식 연주장. 홀 전체가 목재로 마감돼 울림이 뛰어나고 사각형 구조에 높이 27m의 피라미드형 천장으로 설계된 공간이다.

이날 부천필은 멘델스존 바이올린협주곡에서는 홀의 특성에 충분히 적응이 안됐는지 조심스럽게 연주하는 모습이 역력했으나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에 이르자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했다.

임헌정의 열정적인 지휘에 관객들은 점점 더 몸을 앞으로 바짝 내밀며 귀를 기울였고, 특히 박진감 넘치는 4악장에서는 완전히 매료된 듯했다.

초청자인 오카야마 나오모토 (岡山尙幹) AJSO 사무국장은 "70 평생 들어본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중 최고의 연주였다"고 극찬했다. 그는 1999년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서 부천필의 연주를 처음 들은 데 이어 지난해 11월 부천을 방문해 리허설을 보고 주저없이 초청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부천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었다"며 "부천필 덕분에 일본인들이 부천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부천필의 성공적인 일본 데뷔는 한국 음악의 새로운 강자와 부천이라는 작은 도시를 알리는 힘찬 팡파르였다.

/도쿄=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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