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남파간첩 '깐수'로 알려진 정수일(68·전 단국대 교수)씨가 6년 만에 대학 강단에 다시 섰다.정씨는 한남대 초청으로 1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이 대학 공과대에서 교수와 학생 150여명에게 '이슬람문명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했다.
정씨는 북한 사투리 특유의 억양이 섞인 말투로 "이슬람교는 알라에 대한 순종을 통해 마음과 몸의 평화에 도달할 수 있는 평화의 종교"라고 역설했다.
정씨가 대학 강단에 선 것은 단국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1996년 구속기소 되면서 강단에서 내려온 지 6년 만이다. 정씨는 강연 도중 입고 있던 양복 저고리를 벗는 등 다소 흥분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인 정씨는 74년부터 5년간 북한에서 간첩교육을 받은 뒤 84년 레바논계 필리핀인 교수 '무하마드 깐수'로 위장, 국내에 들어와 12년 동안 간첩으로 활동하며 4차례 밀입북한 혐의로 1996년 구속 기소됐고, 이듬 해 12월 상고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0년 8·15특사로 풀려났다.
정씨는 지난 해 9월 '이븐 바투타 여행기'번역 출간을 시작으로 최근 들어 '고대문명교류사' '이슬람문명'등을 펴내며 왕성한 집필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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