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해온 MBC 일요 아침 드라마가 21일 가을 개편 이후 사라진다. MBC 편성국은 현재 방영중인 '사랑을 예약하세요'(극본 김성희, 연출 권석장)를 20일 종영키로 결정한 상태다. MBC 편성국의 한 간부는 "단막극 형태의 드라마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고, 시청자 반응도 예전같지 않다"며 폐지 사정을 밝혔다.그러나 드라마국 PD들은 폐지 통보를 받지 못한 채 후속 프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드라마 PD는 "드라마 폐지를 공식적으로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의아해했고, 또 다른 PD는 "시청률 하락은 시간대 변경이나 새로운 소재 모색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국 PD들은 내부 제작 드라마가 낮은 시청률 등을 이유로 폐지되는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사랑을 예약하세요'는 호텔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의 건강한 모습을 밝고 경쾌하게 그린 드라마로 2월 3일 방송을 시작했다. 9월 29일 전국 시청률은 9.1%를 기록했다.
일요 아침 드라마는 매회 이야기를 완결하는 단막극 형식으로 시청자들의 끊임없는 관심을 유지하는 게 어려운 것은 사실. '한지붕 세가족'(1986년 11월∼94년 10월)에서 안재욱 김혜수 채림 등이 스타로 발돋움한 '짝'(94년 11월∼97년 4월)으로 이어졌던 일요 아침 드라마의 인기는 최근 시들해졌다. 점차 홈드라마의 자리가 좁아지면서 시청률 저조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요일 오전 시간대 타방송사 오락 프로와의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결국 폐지 결정까지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청률 부진에 따른 드라마 폐지가 과연 합리적인 조치인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한지붕 세가족' '짝' 등 MBC의 일요 아침드라마는 잔잔하면서도 코믹한 설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한지붕 세가족'은 '순돌이 아빠'로 대표되는 서민적인 캐릭터를 등장시켜 폭넓은 공감대를 이룰 수 있었다. MBC측은 아직 후속 프로그램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 시청자들은 일요일 아침부터 선정적인 오락 프로그램의 세례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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