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유해발굴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30일 어린이들이 타살 후 암매장 된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리고 이 부분에 대한 집중 수사에 나섰다.경찰은 이날 유해발굴 현장 4, 5m 위쪽에 있던 분묘 이장이 개구리소년들이 실종된 지 1년2개월 뒤인 1992년 6월4일 이뤄졌으나 당시 어린이들의 유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이장작업을 했던 도모씨 등은 경찰에서 "인부 3명과 함께 모친 묘를 이장하면서 장시간 현장에 머물렀으나 유해발굴 현장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98년 8월17일부터 9월30일까지 수십명이 공공근로사업에 동원돼 유해발굴 현장 일대에 대대적인 가지치기 작업을 벌였으며, 유해발굴 지점과 바로 접해있는 10여그루의 나무를 잘라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잘려나간 일부 나무의 밑둥이 유해와 불과 20∼30㎝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유해가 발굴지점에 있었더라면 작업자들이 쉽게 발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어린이들이 살해 후 암매장 됐다가 올 여름 집중호우 때 흙이 씻겨 내려가면서 유해가 드러난 것으로 보고 원한관계나 우발적인 범행가능성 등 다양한 타살가능성을 가정해 본격적인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 수사관계자는 "현장에서 살해 후 암매장했는지, 제3의 장소에서 살해 후 옮겨와 암매장했는지 여부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실종이후 대대적인 수색작업 당시 매장흔적을 발견하지 못했고 김영규군의 두개골이 상의에 싸여 있었으며 조호연군의 상의가 발견되지 않았고 특히 반영구적으로 보존되는 머리카락과 늑골 등 일부 뼈가 없었던 점 등으로 미뤄 살해 후 유기가능성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경찰은 "개구리소년들이 총살됐다"는 제보를 한 한모(43·대구 달서구)씨가 진술내용을 계속 번복해 이날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한 결과, 거짓말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한씨가 신고보상금 등을 노리고 제보했거나 단순히 장난으로 제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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