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파공작원들에 대해 11월부터 보상금을 지급키로 했지만 설악동지회 등 관련 단체들이 수용을 거부, 난항을 겪고 있다.국방부 관계자는 1일 "정부가 1960년대부터 94년까지 북파공작 관련 부대에서 활동한 사람들에게 11월부터 복무 기간과 임무에 따라 최고 수천만원의 위로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존재 자체를 부인해왔던 80년 이후 북파공작원의 실체를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7·4 남북 공동성명이 발표된 72년 이전까지만 공작원을 북파했고, 이후 80년까지는 공작원을 양성만 했다"고 밝혀왔다.
이에 대해 북파공작원 관련 단체들은 정부의 보상금 지급 방침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수용 거부의사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북파공작원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보상액도 현실과 동떨어진 일방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관련 단체의 한 관계자는 "국방부가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며 "요구 사항이 수용될 때까지 거리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북파공작원의 실체를 공식 인정하고 이를 공표하기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북파공작원의 인정이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방부는 북파공작원 보상지급방안에 대해서도 "북파공작원의 실체를 인정할 수 없으며, 보상금도 '위로금'성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시위 북파공작원 22명 구속
서울경찰청은 폭력 시위를 벌이다 연행된 'HID(육군첩보부대) 북파 공작 설악 동지회' 회장 정순호(鄭淳鎬·50)씨 등 22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1일 구속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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