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경제특구 지정은 북한이 파격적으로 택한 개방경제의 실험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성공하면 북한은 물론 동아시아 지역의 발전과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 한국정부나 국민들의 기대는 자못 크다. 그러나 북한의 결정에 몇 가닥 의문이 존재해 온 것도 사실이다. 우선 무엇보다 행정장관에 발탁된 양빈(楊斌)의 능력과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그것이다.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깊은 교감이 있었겠지만, 양빈의 언행은 너무도 거침없었다. 신의주 주민의 대량이주계획이나, 행정 치안 입법조직의 구성과 관련하여 파격적인 외국인 등용계획을 밝혔다. 또 외국인에 대해서는 9월 30일부터 신의주 무비자 방문 가능성까지 밝혔다.
그러나 양빈의 말은 구두선이 되고 말았다. 북한당국은 한국과 일본 기자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인에 대한 입국불허 이유를 북한은 "한국인은 외국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양빈은 뒤늦게 북한측과 협의가 끝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특구 설정을 비롯한 경제개혁 의지를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과연 양빈이 이 거대한 계획을 추진할 만큼 치밀한 아이디어와 조직력을 갖고 있는지 지극히 의심스럽다. 국내에서는 갑자기 30대 화훼업자가 신의주 특구의 한국 대리인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삼류조직의 기업도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특구는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정부의 개방약속이며, 행정장관은 그 특구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고 들쑥날쑥한다면 어느 누가 북한의 개방의지를 믿고 투자하겠는가. 신의주 특구의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정부와 특구를 맡은 양빈의 신뢰성 여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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