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놀새떼'라고 생각하고 귀엽게 봐주세요." 남한 가수 윤도현(사진)의 말에 비로소 평양 관객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놀새떼는 지난달 29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오! 통일 코리아' 공연을 한 윤도현이 북한 관객을 위한 멘트를 고민하던 중 안내원에게서 듣고 써먹은 용어. 남한 말로는 '날라리'쯤 된다. 윤도현에게서 북한 공연의 소감을 들어보았다.공식적으로 록이 존재하지 않는 북한의 관객은 윤도현 밴드의 음악을 어떻게 들었을까. "록이라는 말을 아예 몰라요. 우리 음악을 듣더니 '음이 상당히 높구만, 무슨 소린지 잘 안들려'라고들 했어요. 시끄럽다는 뜻이죠." 하지만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남한에서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몸을 흔드는 사람은 없었지만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관객들이 특히 좋아한 곡은 '아리랑'. 밴드는 이밖에 '아침이슬' '뱃노래' '오 통일 코리아' 등 5곡을 불렀다. 헤드 뱅잉 등 무대 매너는 평소처럼 했지만, 영어 가사는 모두 뺐다.
공연장 시설은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었다. "이동무대 시설은 남한보다 나았고 대기실도 괜찮았어요. 다만 북한에서는 음악을 크게 듣지 않아서인지 출력을 몹시 낮춰 그게 좀 아쉬웠죠." 윤도현은 5일 동안의 방북 기간 중 TV를 통해 북한 유행가도 많이 들었다. "러시아 풍 리듬이 많고, 민요의 응용이 두드러져요. 악기 소리는 작고 보컬이 중요한데 특히 발음을 중시했습니다." 윤도현은 북한의 스타 전혜영과 보천보전자악단의 CD, 가극단의 공연실황 비디오도 샀다. "북한에도 음악 관련해서는 웬만한 건 다 있더군요." 윤도현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통일에 대한 인식이 남북에서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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