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에 살면서]"주5일 근무제" 잘못 이해한 한국기업조교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에 살면서]"주5일 근무제" 잘못 이해한 한국기업조교수

입력
2002.10.01 00:00
0 0

은행이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용주들은 도입을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노조는 실질적인 노동시간의 감축까지 요구하고 있다.역설적인 것은 옹호론자와 반대론자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국제적 기준에 따라' 라는 같은 논거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한국의 근로자들은 다른 선진국 근로자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일한다. 따라서 노동시간의 단축은 정당한 요구이다. 사용주들에 따르면 주 5일 근무제 도입은 기업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이다. 왜냐하면 공식 휴일 수가 일본(135일)보다 많은 138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주들의 주장은 두 가지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한 가지는 일본을 제외하면 한국보다 더 많이 일하는 나라는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휴일 수는 1년간 노동시간보다 의미가 없는 부분적인 지표라는 것이다.

OECD가 지난 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년간 평균 노동시간은 2,500시간으로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다른 가입국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1,400∼1,900시간이다.

따라서 국제적 기준으로 보면 노동시간의 단축은 매우 정당한 요구이다. 문제는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이다. 원론적으로 보면 주 5일 근무제는 근로자들이 5일을 일한다는 것이지, 기업이 5일간 일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은행의 경우는 주 5일 근무제의 매우 경직된 적용 사례였다. 토요일부터 은행 문이 닫혀 있음으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은행원들이 5일만 일하면서도 은행은 6일간 문을 열어 둘 수 있는 것이다.

프랑스에선 더 많은 은행들이 더 오랫동안 문을 열어둔다. (프랑스에서 은행 영업소의 개점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다시 말해 노동시간을 더 유연하게 적용해 모두가 같은 시간에 일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한국기업의 문제는 노동시간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고 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데에 있다. 모두가 같이 일을 시작해 같은 시간에 끝난다. 이런 기업문화를 바꾸는 것이 주 5일 근무제 보다 한국기업에 더 큰 혁신을 가져다 줄 것이다.

/에릭 비데 프랑스인 홍익대 불문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