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개구리소년들이 타살됐을 가능성에 대해 전면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수십건의 관련 제보들이 쏟아지고 있다.현장에서 결정적 단서가 발견되지 않음으로써 수사에 난항을 겪고있는 경찰은 "접수되는 제보에 대해서는 내용의 신뢰성과 관계없이 모든 가능성을 일일이 조사,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년들은 총살 당했다?
30일 대구경찰청 수사본부에 전직이 구두닦이라고 밝힌 한모(43·대구 달서구)씨로부터 "7월에 30∼35세 남자가 구두를 닦으면서 '군대시절 아이 5명을 총으로 사살했다'는 말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한씨는 이 남자가 "사격 중 소년 5명이 갑자기 나타나 이중 1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1명은 다쳤다"며 "이를 은폐하기 위해 5명 모두를 다른 곳으로 옮겨 사살해 매장했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남자의 신원파악에 나섰다. 이와 관련, 수사본부 관계자는 "유골 감식에서 총탄에 맞은 증거가 나타나지 않은데다, 한씨가 계속 진술을 번복해 신뢰성을 높게 보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측도 "사격훈련은 10∼20명이 단체로 하는데 오발사고가 났다면 10여년 동안 그 사실이 묻혀있을 수 있겠느냐"고 일축했다.
■몽타주 주인공은 정신 이상자
유골 발굴 하루 전 서울 문화일보에 찾아와 "와룡산에 유골이 있다"고 제보, 경찰이 29일 몽타주까지 만들어 배포했던 인물은 정신이상자로 확인돼 수사선상에서 배제됐다.
30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까지 한 뒤 인근 남대문 경찰서에 자진출두한 정모(40·주거부정)씨는 "6공 정권이 강경대, 김기설 사건 등 당시의 어수선한 시국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공작차원에서 소년들을 살해해 암매장했다"고 횡설수설했다.
■현장 부근 분묘 이장자 추적
한편 경찰은 10여년 전 유해발굴현장 부근에서 분묘가 이장된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이장한 사람을 찾고있다. 분묘 이장 흔적은 유골이 발견된 곳에서 불과 5m 안쪽에서 발견됐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이장이 소년들의 실종이후 이뤄졌다면 이장자가 당시 유골 일부라도 보았는지에 따라 타살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유명상기자 msyu@hk.co.kr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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