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 계획은 35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중간선거에 과연 유리하게 작용할까. 11월 5일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 정가에 이라크 공격 문제의 선거 이용 논란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안보 문제 부각
부시 대통령은 12일 유엔 연설을 계기로 연일 이라크 공격의 당위성을 역설하면서 전쟁 문제를 이번 선거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 경제냐 안보냐의 선택이 최대 관심사인 이번 중간선거에서 부시의 이라크 때리기로 고조되고 있는 '전쟁 무드'는 일단 안보 문제를 강조하는 공화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크다.
워싱턴 포스트는 29일 최근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중간 선거를 부시 정부의 경제 정책을 심판하는 기회로 삼으려는 민주당의 희망은 테러와 이라크 전쟁 얘기로 방해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혼재된 유권자 반응
하지만 미국민들의 표심이 공화당쪽에 다가선 것은 아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찬성은 61%로, 반대 34%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우방의 반대를 무릅쓰고 공격을 감행해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47%가 반대, 46%가 찬성이어서 역전 현상을 보였다. 어느 정당이 미국의 최대 현안을 잘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46%가 공화당을, 39%가 민주당을 꼽아 공화당에 대해 높은 신뢰를 보였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56%는 대통령에 대한 견제를 위해 다음 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대통령이 소속한 당은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잃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라크 공격 논란으로 인해 분파적인 정치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유권자들이 더 혼란을 겪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26, 27일 1,011명을 대상으로 한 뉴스위크 여론조사는 공화당에 더 비관적이다. 선거가 오늘 실시된다면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고 한 응답자가 47%로,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응답(40%)보다 많았다. 이 수치는 부시 대통령의 유엔 연설 직후 같은 질문에 공화당이 47%로, 민주당 43%를 앞섰던 것에 비해 역전된 것이다. 유권자들은 또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이슈로 41%가 경제, 34%는 이라크 전쟁, 17%는 지역문제를 꼽았다.
■민주당 전략
민주당은 이라크 전쟁 논란이 장기화할수록 결국은 경제부진과 사회보장 등 이슈들이 빛을 바래 득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톰 대슐 민주당 상원 지도자가 25일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전쟁을 선거에 이용하지 말라"고 한 경고는 민주당의 초조감을 대변한다. 때문에 정치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이른 시일 내에 의회에 상정된 이라크 전쟁 결의안을 통과시켜 대외적 문제를 경제, 민생 등 국내적 문제로 돌리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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