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을 잡아라.' 대기업들이 여직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복지경영을 펴 호평을 받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DS, 삼성전자, 데이콤, 현대중공업 등 여직원이 많은 기업들이 '사내 어린이집' 제도를 잇따라 도입, 복지증진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업종 성격상 기혼여성 및 맞벌이 부부가 많은 이들 기업은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함으로써 경력과 능력을 갖춘 여직원의 이· 퇴직을 막고 기업이미지도 개선,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삼성SDS는 최근 경기 분당 하이테크센터에 사내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서울 역삼동 본사에 이어 두 번째 개원한 어린이집은 70평 규모로 7세 미만의 미취학아동 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 어린이 놀이시설을 갖췄고 4명의 유치원 교사가 배치돼 아이들을 보살피며 하루 세끼 식사 제공은 기본이다.
아이를 맡긴 여직원이 회식이나 야근을 할 경우 야식까지 제공한다는 것. 개원 후 신청자가 몰려 결원이 생겨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직원이 부담하는 비용은 월 20만원. 유홍준 인사부장은 "전체 직원의 15%인 1,000여명이 여사원이어서 사내 어린이집을 설치했다"며 "여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눈에 보이지 않는 생산성 향상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현장근무 여직원들을 위해 수원과 구미공장에 어린이집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양쪽 합쳐 6세 미만의 어린이 1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어린이집은 5∼8명의 유치원 교사가 배치돼 영어, 태권도까지 가르친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의 복지회관을 활용해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사원 자녀 30명을 돌보는데, 직원부담비용은 월 5만원선.
데이콤은 1986년부터 서울 용산사무소 및 역삼동 본사 근처에 주택을 별도로 구입해 어린이집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득주 홍보팀장은 "정부에서 어린이집에 배치된 교사 1인당 60만원씩 지원해 주기 때문에 회사 부담은 적다"며 "투자비용에 비해 만족도가 높아 경영진과 평사원들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다.
최근 LG 일부 계열사는 여직원들이 삼성SDS와 데이콤 등 경쟁업체를 예로 들며 사내 어린이집 설치를 요구하는 바람에 경영진들이 곤욕을 치뤘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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