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희(21·용인대·사진)는 2000년 7월 시드니올림픽 대표로 선발되고도 국제경험이 적다는 이유로 이모(용인대3)선수에게 대표 자리를 양보한 비운의 주인공.유도회는 당시 올림픽을 앞두고 시드니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불과 1주일전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세계선수권 등 국제유도연맹(IJF)이 인정한 A급대회에 2회 이상 출전해야 한다'는 조항을 들어 조수희의 대표자격을 박탈했다.
그의 가족과 모교 부산정보대는 그 같은 이유를 알리지 않고 선발전을 치른 유도회에 잘못이 있다며 IFJ등에 탄원했지만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대타로 출전한 이모선수는 시드니올림픽서 예선탈락했고 그 장면을 TV로 지켜보던 조수희는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이후 2년만에 조수희는 '와신상담'해 일본의 마쓰자키에 우세승을 거두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우뚝섰다. 조수희는 이날 중국의 판유칭을 한판으로 제압하고 올라온 일본의 마쓰자키를 맞아 39초만에 감아치기로 유효를 따내고 22초를 남기고 허벅다리걸기로 절반을 따내는 등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우세승을 거뒀다.
지난해 2월 아시아선수권서 마쓰자키를 이겨본 경험이 있는데다 왼손잡이를 상대로 꾸준히 연습하는 등 분석을 게을리하지 않은 것이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78㎏급에 출전한 조수희는 이날 체중이 74㎏에 불과했을 정도로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했다. 같은 체급 선수들에 비해 덜 나가는 몸무게를 타고난 힘과 연습으로 극복했다.
/부산=이범구기자 goguma@hk.co.kr
―언제 금메달을 확신했는가.
"처음 상대를 잡았을 때 느낌이 왔다. 막판 체력이 달렸는데 상대가 제대로 공격을 못해 이겼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첫 금메달을 놓쳤다.
"아쉽다. 하지만 똑같은 금메달이므로 기쁘다."
―시상대에서 멍한 표정이었는데.
"기쁘다는 것 외에 아무 생각도 들지않았다."
―무제한급에 또 출전하는데.
"78㎏이상급에서 우승한 중국선수와 2회전에 맞붙는다. 어렵다."
―목표는.
"아테네올림픽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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