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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발렌티" 선보인 보아/"한-일 오가느라 정신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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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발렌티" 선보인 보아/"한-일 오가느라 정신 없어요"

입력
2002.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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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새 노래 '발렌티'의첫 방송 녹화가 있던 날. 보아(16)는 무척 피곤해 했다. 리허설의 앞 차례인 디바가 노래하는 도중 깜빡 졸았고 자신의 순서를 마치고 무대를 내려와서는 "졸다 깨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해 안쓰럽기까지 했다. 잠기가 밴 탓에 아직 소녀티가 가시지 않은 그의 말투는 유난히 더 어리게 들렸다.그럴 수 밖에 없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이중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만 해도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한국에서 하루 4, 5개의 스케줄을 소화하고 토요일 일본으로 돌아갔다가 월요일 다시 한국으로 왔다. 앞으로도 양국에서 시상식이 많은 연말까지는 비슷한 일정이다. 틈틈이 일본 시장을 겨냥한 싱글 음반과 내년 초 발매할 한국어 음반 녹음과 춤 연습도 한다.

한국에서의 세번째 음반 '미라클'부터 보아는 활동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싱글이 활성화한 일본에서는 꾸준히 싱글을 내면서 한국에서는 그 싱글을 모아 한국어로 다시 바꿔 6개월 정도마다 음반으로 만든다. '미라클'도 '발렌티' '기적' 등 일본에서 8,9월 발매해 차트 10위권에 들었던 최신곡을 포함해 10곡이 실려있다. 이 중 8곡은 보아가 개사했다. "서정적이면서도추상적인 것을 좋아하는 보아식 표현"이 많다.

음악은 'No.1'과 많이 다르다. 오리콘 차트 2위에 오른 '발렌티'만해도 발랄함 대신 성숙함이 물씬한 라틴 풍이다. 일본에서 만든 현란한 춤에 적당한 힘과 콧소리가 섞인 여성스런 목소리가 극적으로 짜여져 있다.

"늘 새로운 음악을 하고 싶다. 처음에는 약간 낯설게 들리겠지만, 멜로디는 단순하고 따라 부르기 쉽다"는 설명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통할 수 있었던 좋은 노래, 연습으로 다져진 춤 실력, 어린 나이에도 열심히 한다는 이미지는 전과 다름이 없다.

2000년 데뷔 음반이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보아는 좋은 인력과 피나는 연습, 다각도의 마케팅 등으로 일본에서 먼저 스타가 되었다. 올 초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1위에 오르자 덩달아 한국에서도 50만장 이상 팔리며 올 상반기 최고의 스타가 됐다. "너무 어린 게 노래 춤을 하니 징그럽다"는 평은 어느새"어린 나이에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니 보기 좋다"로 바뀌었다.

팬 층도 아이돌 스타로는 꽤 폭이 넓다. 그에 힘입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동시에 활동하기로 하자 "잘 나갈 때 최대한 뽑으려고 너무 세게 돌리는 거 아니냐"는 소리도 들리지만, 어쨌든 모두 보아가 감당할 수 있고 좋아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보아는 리허설을 마친 뒤 감독에게 "한번만 더 하면 안될까요?"하고 사정했다. 음악과 춤이 조금 어긋난 것이 감기는 눈과 처지는 몸을 일으킨 모양이었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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