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농구팀이 부산 금정체육관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아시안게임 예선 첫경기를 펼친 29일 오후5시 본부석 우측에 자리한 50여명의 북측응원단이 갑자기 일제히 일어나 함성을 질러댔다. 북한의 주전 박천종(33)이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팀 포스트를 뚫고 들어가 리버스 레이업슛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남한에 미남스타 안정환, 김남일이 있다면 북한에는 젊은 여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스포츠스타 4인방이 있다.
개막 첫날부터 온갖 화제를 뿌리고 있는 북측 미녀 응원단은 이구동성으로 농구의 박천종과 이명훈, 축구의 전철, 유도의 계순희 등 4명을 가장 좋아하는 운동선수로 손꼽았다. 이들이 북측 미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유는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플레이 때문.
박천종은 신장 188㎝, 체중 93㎏에 끈질긴 플레이가 돋보인다. 농구코트에 들어서면 딱 벌어진 어깨에 검고 단정하게 짧은 생머리가 특징이다. 누가봐도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는 느낌을 주고 검게 그을린 피부 역시 강인한 야성을 느끼게 한다. 박천종이 UAE와의 경기후반 허공에 뜬 상태에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며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공을 옮겨 득점하는 '더블브레이크' 동작을 선보이자 응원하던 북측 미녀들은 거의 졸도할 지경인 양 환호성을 내질렀다.
박천종과 쌍두마차로 북한농구를 지켜온 리명훈(35)도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올라있다. 우선 인간장대(235㎝)답게 큰 키가 시선을 사로잡는데다 짜릿한 덩크슛이 터지면 여성팬들의 환호성은 절정에 다다른다. UAE전 종료 8분12초전 상대방 골밑 우측에서 찬스를 잡은 리명훈이 뒤꿈치만 살짝 올린 뒤 원핸드 슬램덩크슛을 하자 북측 미녀들은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채 열정에 휩싸였다. 관전하던 남측 여고생들 역시 리명훈을 외치며 극성팬으로 돌변했다. 이들은 리명훈의 사인을 받으려다 이를 제지하는 안전요원들 앞에서 울먹이기도 했다.
축구 최종공격수 전철(19)은 터프가이 축구선수 김남일을 연상케 한다. 짧게 자른 스포츠형 머리에 거친 플레이가 특징이다. 북측응원단의 한 여성은 "왜 그를 좋아하냐"는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멋있습니다"라고 당당하게 이유를 밝혔다. 같은 여성에게 유독 인기가 높은 계순희(22)는 1996애틀랜타올림픽과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석권한 북한 유도의 간판스타. 정겹게 생긴 얼굴과 상대방을 들어 메치는 탄탄한 실력에 더해 푸근한 웃음이 인기를 끄는 비결인 듯 하다.
/부산=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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