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야구선수가 투병중인 스승에게 보은(報恩)의 뜻으로 프로입단 계약금의 일부를 전달했다. 대전고 야구부 윤규진(19·3년·왼쪽) 투수는 최근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고 있는 진정필(36·오른쪽) 투수코치에게 1,000만원의 치료비를 전달했다.계약금 9,000만원, 연봉 2,000만원에 한화이글스와 입단계약을 한 윤 선수는 "코치님의 지도가 없었다면 저는 프로선수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스승의 쾌유를 기원했다.
중학교 때 야구를 시작한 늦깎이인 윤 선수는 고교 2년 때까지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지난해 10월 부임한 진 코치의 헌신적인 지도를 받아 에이스로 급성장했고, 기량을 인정받아 한화이글스에 입단하게 됐다.
두 사람은 인연이 깊다. 충남중 야구부 선후배에서 대전고 사제지간으로, 다시 한화이글스 선후배 사이가 됐다. 천안북일고, 고려대 시절 국가대표 투수로 이름을 날린 진 코치는 1989년 한화이글스에 입단, 95년까지 투수로 활약한 뒤 고교 야구부 코치로 후진 양성에 힘써왔다. 그러나 올 2월 감기가 오래 계속돼 병원에 갔다가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진단을 받고 골수이식수술을 받으려 하지만 골수 기증자와 1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구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한화이글스 선수단이 1,000만원을 기탁했고 대전고 학생들도 헌혈증서 200매를 모아 전달했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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