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이신미(19·한체대·사진)는 지난해 처음 태극마크를 단 펜싱 국가대표팀의 막내둥이 검사.1998년 펜싱 여자 사브르가 국내에 처음 도입되던 경북체고 1년 때 선생님의 권유로 검을 잡았으며 지난해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파견 선발전에서 우승, 두각을 나타냈다.
키 173㎝, 몸무게 62㎏의 탄탄한 체격을 지닌 이신미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잇따라 출전해 입상은 하지 못했지만 선전해 대성할 재목의 가능성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대표팀 선배 이규영(24·익산시청)에 가려 2인자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제41회 대통령배전국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정상에 등극한 후 올해 제31회 회장배전국대회를 석권, 1인자로 군림했다.
여자 사브르 종목이 국내에 도입된 지 오래되지 않아 선수층이 엷고 실업팀도 몇 안되는 등 주변 여건은 열악했지만 국내 여자 사브르의 개척자가 된다는 생각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는 것이 주변 인물들의 얘기다. 주특기는 상대의 공격을 피하며 받아치는 '콩트르 아탁'.
이신미는 공교롭게도 대표팀 선배 이규영을 15―8로 제압하고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이신미는 이번 우승으로 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의 첫 우승자가 되는 영광도 누렸다.
이신미에게 사실상의 결승전은 4강전이었다. 이신미의 상대는 8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오른 아시아 최강 중국의 탄슈(18)였다. 육상(높이뛰기)을 하다 3년 전 펜싱으로 전향한 이신미가 처음 만나는 상대로는 버거웠으나 역경을 극복하면서 우승 발판을 마련했다.
/부산=아시안게임특별취재단
―소감은.
"생각만큼은 기쁘지 않다. 규영이 언니와는 같은 방을 쓰고 절친하다. 힘들 때마다 도움을 주고 가르쳐 줬는데 미안하다. 열심해 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자고 말하고 싶다.
―한국의 첫 금메달을 안겼는데.
"지금 알았다."
―언제 가장 감격스러웠나.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펜싱을 시작해 경력이 미미하다. 따라서 올 세계선수권 우승자로 랭킹선수인 탄슈와 맞붙어 보는 것도 성과로 생각했는데 4강에서 이겨 너무 기뻤다."
―앞으로의 계획은
"사브르는 전국체전 정식종목도 아니고 대학 졸업 후에도 실업팀으로 가기 힘들다. 사브르의 환경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장래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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