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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최양하 한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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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최양하 한샘 사장

입력
2002.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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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대와 동력이 갖춰진 목표는 이미 목표가 아닙니다."한샘의 최양하(崔楊河· 53) 사장이 틈날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주입하는 회사의 목표는 '인테리어·주거환경 분야의 세계 최고 기업'이다. 물론 그의 말대로, 세계 최고로 가는 밑그림은 아직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목표를 세우고 간절히 원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그의 굳은 신념과 열정 만큼은 이미 세계 1위의 고지에 올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9년 한샘에 입사한 이후 언제부턴가 '우리 회사는 기필코 주방가구업계의 1위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습니다. 그렇게 마음먹은 정상의 꿈은 7년 만에 실현됐고, 더 나가 종합인테리어 시장에서도 97년 1위에 올라섰습니다. 그 때마다 우리는 덩치가 몇 배나 더 큰 기업들을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벌여야 했습니다. '되고자 하는 의지' 하나로 밀어붙인거죠." 최 사장의 성격이 바로 이렇다. 코뿔소처럼 저돌적이면서 어린아이처럼 낙천적이다.

가구업을 보는 그의 시각에서도 그런 면모가 드러난다. 가구업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없고, 그렇기 때문에 부가가치도 많이 내지 못하는 업종이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 최 사장은 단도직입적으로 잘라 말한다. "가구업은 분명한 차세대 성장유망산업입니다." 그가 부르짖는 '가구산업 희망가'의 근거는 연간 25만∼30만동의 건물 신축 국민소득 1만달러 단계에서 일어나는 건물 인테리어의 고급화 추세 연간 50만동의 주택 개보수에 있다.

"올해 한샘의 매출액은 4,700억원대에 이를 전망입니다. 지금같이 매년 30∼50%씩 신장하면 매출 1조원 시대도 멀지 않았습니다. 한샘을 보고 '야 저렇게까지 클 수가 있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 날이 곧 올 겁니다."

최 사장이 내뿜는 자신감의 밑돌은 스스로의 자기계발 노력에 있다. 최 사장은 오전 7시30분에 출근해 오후 5시30분까지 업무를 본 뒤 곧바로 일본어 학원으로 향한다. 그는 그곳에서 월∼금요일 하루 4시간씩 고급 일본어 코스를 밟고 있다. 일본법인인 한샘저팬이 올해 벌써 500억원 이상의 실적(납품계약)을 올렸고 내년에는 1,000억원 매출도 바라보고 있어 '진짜 일본인'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에서다.

"학원 출석률 50%를 목표로 삼았다"고 엄살을 떠는 최 사장은 "회사가 큰다고 직원도 저절로 크지는 않는다. 샐러리맨의 몸값은 순전히 자기가 하기 나름"이라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73년부터 줄곧 '퇴근후 출석률 50% 이상'의 주경야독을 해왔다. 한샘의 임원에 오른 89년 이후로는 7개 대학의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했다.

최 사장은 12월까지 일본어를 마스터하면 내년부터는 1,2년 동안 중국어에 매달릴 작정이다. 매년 건물 1,000만동 신축과 2,000만동 개보수공사가 벌어지는 코앞의 초대형 시장을 손수 챙기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한샘의 임직원들도 자연스레 최고경영자(CEO)의 '취향'에 감염될 수 밖에 없다. 틈틈이 배우고 익힌 직원들이 몸값을 높여 대기업에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되는 '사건'이 한샘에서는 종종 벌어진다. 최 사장은 "좋은 인재가 떠나 아쉽지만 이 또한 다른 직원들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79년 대기업의 관료적 분위기가 싫어 무조건 대우중공업을 뛰쳐나와 처음에는 큰 애착도 없이 한샘에 다니기 시작했다"고 이직 사유를 솔직히 밝힌 최 사장은 "어느새 대기업의 반열을 넘보는 기업의 CEO가 됐고, 이제는 후계자를 염두에 두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 최양하 사장은 누구

1949년 서울

1968년 보성고 졸

1973년 서울대 금속공학과 졸

1973년 대우중공업 입사

1979년 한샘 입사

1989년 한샘 상무

1994년 한샘 대표이사 전무

1997년 한샘 대표이사 사장

● 한샘은 어떤 회사

1970년 창업 이래 부엌가구를 만들어온 한샘은 97년부터 '한샘 인테리어'라는 브랜드로 일반가구 조명 소품 패브릭(인테리어용 직물류) 등을 제조(OEM방식)· 판매하는 종합 홈 인테리어 업체로 탈바꿈했다.

한샘은 제품의 질과 디자인 뿐 아니라 설계 시공 등 특수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하는 부엌가구 분야에 국내 최초의 컴퓨터 설계 시스템 도입 전국 370여개 대리점의 전산망 구축 3일 납기와 1일 시공체제 실현 등 앞서가는 서비스로 86년부터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매출 및 물량 기준으로 세계랭킹 5위다.

종합 인테리어 부문에서는 공간별 패키지 상품, 원스톱 쇼핑체계 등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매년 2배 가까운 매출신장률을 과시하고 있다. 이 역시 부엌가구에서 쌓은 명성을 업고 97년 업계 1위에 올랐다.

한샘이 최근 공들이는 분야는 해외시장이다. 86년 미국에 진출, 현지생산체계(뉴저지공장)를 갖춰 전국의 키친 딜러와 뉴욕, 보스톤 직매장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내 매출은 1,100만달러. 미국의 경쟁업체에 비해 시공비가 절반 이하로 싸고, 납기는 4주 이상 빠른 것이 강점이다.

지난해 25억엔 어치의 가구를 판매한 일본법인은 올해 현지 대형건설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 벌써 51억엔의 실적을 올렸다. 96년 법인이 들어선 중국은 아직 '큰 장'이 서지는 않았지만 현지 실정에 맞는 자녀방 패키지 시스템과 중국형 후드(부엌용 환풍기) 개발이 완료되면 성장속도가 해외법인 중 최고에 달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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