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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6일 대선… 룰라, 최고 30%P차 선두/브라질 좌파 집권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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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6일 대선… 룰라, 최고 30%P차 선두/브라질 좌파 집권 눈앞

입력
2002.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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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비례하는 룰라 인기와 헤알화6월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브라질의 통화 헤알화의 가치와 룰라의 인기가 반비례하는 데 착안해 '룰라 미터'라는 새 경제지표를 내놓았다. 룰라의 인기를 뜻하는 룰라 미터가 올라갈수록 헤알화의 가치는 그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룰라의 지지율이 40%를 훨씬 넘어선 지난주 환율은 1달러당 3.78 헤알을 기록, 1994년 헤알화 도입 후 최저로 내려앉았고 주가도 최저치를 경신했다.

룰라는 치솟는 실업률과 범죄, 사회 전반의 불평등 등 현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며 거침없는 개혁 공약을 제시, 급부상했다. 주요 지지세력인 대다수 빈민뿐 아니라 고학력층으로 갈수록 룰라 지지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룰라의 인기가 단순한 거품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부유층과 미 월가 등 외국 자본의 지지를 받고 있는 연립여당의 조제 세하 후보는 줄곧 25∼30%포인트차 이상 룰라에게 뒤지고 있다. 한때 3, 4위권까지 뒤처졌던 세하 후보는 일단 룰라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를 제치는 데 성공했다. 1차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치러지는 2차 투표(10월 27일)에서 룰라의 과격성을 부각시켜 대역전을 노린다는 계산이다.

27일 브라질 내 여론조사 기관들의 발표에서 룰라는 49%의 지지율로 선두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으며 세하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더 떨어진 19%선에 머물렀다. 한때 2위를 고수하던 중도좌파 사회민중당(PPS) 소속의 시로 고메스 후보는 11%로 결선투표 후보 순위에서 밀려났다.

브라질의 정치평론가들은 "2위 후보와 20% 이상의 지지율 차이를 줄곧 유지한 룰라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룰라와 경제

룰라는 기존의 급진적 이미지를 벗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거듭 주장했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암시하는 언사를 삼가면서 브라질이 추진 중인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차관 계약도 존중할 것이라며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원만한 군부와의 관계를 위해 룰라는 최근 64∼85년 군부독재 시절 자신을 국가의 암적인 존재로 내몰며 감옥에 보냈던 군부 인사들과도 만나 화해를 모색했다.

미국과 IMF를 비롯한 해외 투자자의 태도도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미국이 최대 주주인 IMF는 당초 추가 차관 제공에 부정적이었으나 브라질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을 고려, 8월초 300억 달러 규모의 차관 제공을 승인했다. 여기에는 대세로 굳어진 좌파 정권 등장을 염두에 둔 '당근' 제공의 의미도 담겨있지만 여전히 좌파 후보에 대한 불신은 거두지 않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좌파 집권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편향된 대외정책이 오히려 브라질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 당선유력 룰라는 누구

브라질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되는 노동당의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56) 후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채 철강 노동조합 지도자로 대중의 인기 속에 성장해 온 정통 노동자 정치인이다.

룰라의 인생 역정은 숱한 좌절에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던 네 번의 대권 도전사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89년 첫 출사표를 던진 룰라는 당시 부패척결을 모토로 내세운 페르난도 데 멜로 후보에게 간발의 차로 졌다.

1994년 다시 나섰지만 4자리 수의 기록적인 인플레율을 기록하던 당시 상황에서 경제 해결책을 들고 나선 재무장관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수가 승리했다. 98년 선거에서도 경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지만 룰라의 급진성을 우려한 유권자들은 또 한번 카르도수를 선택했다. 룰라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모든 것에 반대하는" 이미지를 벗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더 이상 "토지없는 농장 노동자가 부자들을 습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일자리 창출 등 건설적인 정책을 주장하며 상대 후보들과의 비방전도 피하고 있다. 부통령 러닝메이트로는 사업가 출신의 조제 알렌카를 선택했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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