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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아시안 게임, 남북 하나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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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아시안 게임, 남북 하나되기

입력
2002.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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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억 아시아인의 축제가 시작됐다. '희망과 도약, 새로운 아시아'를 내세운 제14회 부산 아시안 게임은 앞으로 16일 동안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44개 국에서 1만명 가까운 선수단이 참가한 대회는 아시안 게임 사상 최대규모다. 새 천년에 처음 열리는 아시아인의 제전이라는 점에서 스포츠행사 이상의 큰 의미도 갖는다.'아시아를 하나로, 부산을 세계로'라는 구호가 지향하는 바대로, 한국 제2의 도시 부산으로서는 세계로 나아가는 좋은 계기다. 6월에 치러낸 월드컵이 한국이라는 나라의 역량을 세계에 과시한 행사였다면, 아시안 게임은 지자체의 역량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무대다. 대회 운영에 조그만 차질도 없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시안 게임은 이 세계사적 전환기에 '아시아는 무엇이며 아시아인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아시아인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화합의 마당은 아시아 공동체 만들기의 실험장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메달과 승패에 연연하지 말고 대회 개최의 의미를 생각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대회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남과 북의 하나 되기에 대한 실험 때문이다. 분단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종합대회에 북한이 처음 참가함으로써 아시안 게임은 남북화합에도 기여를 하게 됐다. 북한 응원단이 이미 도착해 28일 열린 북한의 축구 예선에서는 남북이 한 마음으로 응원을 한 바 있다. 인공기 사용문제로 아직 이견이 있고, 6·15 정상회담 무렵의 뒷거래 의혹으로 시끄럽지만, 한 핏줄을 나눈 동포애로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을 따뜻이 배려해야 할 것이다. 다만, 나라의 체면과 자존까지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바로 이 점에 남북 하나 되기의 어려움이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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