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는 미인들이 너무 많아서 저희는 미인 축에도 못낍네다."부산 아시안게임 현장에 '북한 미녀 신드롬'이 거세다. 영화배우 뺨치는 미인일색인 북한 응원단이 가는 곳마다 화제를 모으면서 아시안게임 분위기 고양에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는 것. 취주악단과 치어리더 등 대부분 20대 초반의 여성들로 구성된 280명의 북한 응원단은 고운 얼굴에 해맑은 미소로 도착 이틀만에 아시안게임의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북한응원단의 인기몰이는 이들이 첫 모습을 드러낸 28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부터 시작됐다. 남자축구 대홍콩전에서 이들 북한응원단은 뛰어난 취주악 연주실력과 지휘자의 현란한 지휘봉묘기, 무용수들의 깜찍한 몸동작으로 단번에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관객들은 축구경기보다 이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탄성을 쏟아냈고, 경기 뒤에는 이들과 사진을 찍으려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최영춘(42)씨는 "경기는 아예 보지도 못했다"며 "하나같이 인형처럼 예뻐서 '남남북녀'라는 옛말이 실감나더라"고 말했다. 29일 개막식에서도 관객들이 북한응원단 쪽으로만 막무가내로 몰리는 바람에 경비경찰들이 진땀을 뺐다.
이들이 숙식하는 다대포항의 만경봉호 주변에도 이들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려는 시민들로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북한 응원단도 이런 엄청난 관심이 싫지않은 표정이다. 환영식에서 '우리는 하나'라는 즉석답가를 불렀던 윤미(20)양은 "이렇게까지 환대해주실 줄은 몰랐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들의 톡톡 튀는 반문투의 말솜씨도 화제다. "왜 여성들만 왔느냐"는 질문에 정순화(21)씨는 "여자들만 온 게 싫습네까?"라고 해 기자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는가 하면, 윤송이(23)씨는 "북에도 남한의 팬클럽처럼 스타를 좋아하는 모임이 있느냐"는 물음에 "인민 모두가 다 좋아하는데 따로 모임이 필요합네까"라고 고개를 갸웃했다.
특히 윤씨는 남북 합동응원에 대한 소감을 묻자 "선생님은 어떠셨습네까"라고 반문한 뒤 "좋았다"는 말에 "그 보십시오, 다른 말이 필요하겠습네까"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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