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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특집/PB(Private Banking)"대한민국 3%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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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특집/PB(Private Banking)"대한민국 3%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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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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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금융자산의 70%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위 3% 부자들을 잡기 위한 경쟁에 은행들이 사운(社運)을 걸고 나섰다. 은행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서민고객보다 고액자산가 유치를 위해 은행들이 프라이빗뱅킹(PB) 센터를 잇달아 설립하면서 예금관리에서 절세, 부동산 및 주식투자, 재산증여 방안까지 상담·관리해주는 전방위 자산관리 서비스에 불이 붙었다. 저금리시대에 돈은 많지만 돈 굴릴 데가 없었던 '큰 손'들도 아내에게, 또는 남편에게 맡겼던 자산관리를 이제는 전문가들에게 의존, 기대수익률을 높여갈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

신한은행 PB센터가 자리잡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금융센터 25층. 165평의 전용면적에 총 7개의 상담실이 마련된 이곳은 체리 원목에 고급 카펫과 가구들을 사용해 특급호텔을 방불케 할 정도로 호화롭게 꾸며졌다.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 예탁고객을 대상으로 이달 3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이곳은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은행, 증권, 투신운용 등 금융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 특히 높은 수준의 PB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BNP파리바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은행 위주의 서비스에 머물고 있는 타 금융기관과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PB센터의 위성호 지점장은 "거액 고객들은 돈을 불리는 것보다 지금 가진 재산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에 더 관심이 많다"며 "고객이 안심하고 재산 문제를 상담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는 것도 신한PB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1995년 국내 최초로 PB 개념을 도입한 하나은행은 현재 5억원 이상 고객을 겨냥한 2개의 골드클럽을 포함, 총 15개의 PB센터(1억원 이상 고객 대상)를 운영 중이다. 골드클럽에는 증권사 출장소가 있어 주식 및 채권의 직접 거래도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PB영업을 전담할 '웰스매니저(자산관리사)'의 첫번째 자격 요건으로 윤리성과 도덕성을 꼽는다. 고객들의 비밀보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또 '고객감동'을 내세운 문화행사와 같은 다양한 이벤트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전문 큐레이터를 동반한 '국립현대미술관 투어'나 VIP고객 자녀의 맞선행사를 열어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하나은행 본점의 골드클럽 임대혁 팀장은 "고객들에게 진정한 PB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최소한 2∼3년이 걸린다"며 "단기수익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고객의 평생 자산관리를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서울 서초동과 대치동, 분당 등 3곳에 문을 연 '프레스티지 로얄클럽'은 출입구부터 특별하다. 지문인식기를 통해 신분을 철저히 확인하고 내부에서 고객의 얼굴을 확인, 담당 직원이 즉시 영접에 나선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명품가구와 소파들로 호화롭게 꾸며 '나만이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곳에서는 이달 초 최소 가입금액 3,000만원짜리 해외 뮤추얼펀드(400억원 이상)를 고객들에게 판매,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 금융자산 1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향후 10억원 이상 고객으로 기준을 상향 조정해 '맞춤식 금융'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서초지점 김우시 부지점장은 "고객이 요청하면 어디든지 달려갈 전담 세무사와 변호사가 대기하고 있다"며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고객감동'이 한국형 PB영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은행

금융자산 5억원 이상의 고객을 상대로 4월 압구정동에 개점한 한미은행의 로얄플라자는 현재까지 160여명의 고객을 유치해 약 1,000억원 정도의 수신액을 올렸다. 이승룡 지점장은 "타행들이 자사 지점의 고액 고객들을 PB센터로 단순 이관하는 것과 달리 한미는 90% 이상이 신규시장 개척을 통해 유치한 고객이라는 점이 다르다"며 "신뢰확보를 위한 고객과의 관계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점장은 또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추첨을 통한 무료 성형수술 서비스 같은 색다른 이벤트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

이달 9일 서울 역삼동에 CHB프라이빗뱅킹점을 오픈한 조흥은행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김영진 PB사업본부장은 "금융, 자산평가, 세무, 부동산 등 각 분야별 26명의 PB전문가들이 1년동안 준비해왔다"며 "호화로운 인테리어나 서비스보다는 전문적인 자산관리서비스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조흥은행은 미국의 존스홉킨스병원 등과 제휴를 맺고 간호사 출신의 헬스케어 코디네이터가 고객들의 병원예약, 비자발급, 통역, 숙박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국민은행 하반기 중 강남 2곳에 PB센터를 설립할 예정인 국민은행은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파악해 확장된 범위의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다. PB본부의 오치구 차장은 "국내 은행들의 PB서비스에 공통적인 부분이 많아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다"며 "국내 최우량은행이라는 강점을 살려 고객들이 PB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은행 본연의 기본적인 서비스를 충실히 하는 것이 국민은행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외환은행도 연말쯤 강남과 강북 본사에 두 개의 PB센터 개점을 계획 중이다. PB사업부의 장선욱 부부장은 "신설 점포를 만든다고 해서 고객이 느는 것은 아니므로 무조건 다른 은행을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선은 46개 기존 점포의 VIP 센터 영업을 활발히 진척시키면서 문화체험이나 테마여행 등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 PB사업 수익성

PB사업의 수익성은 얼마나 높을까.

우리은행은 작년 연말과 올해초 잇달아 오픈한 서초·대치동, 분당의 PB센터에서 지난 추석 전까지 총 3,000억원의 예금을 신규 유치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이 이달 3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오픈한 PB센터는 보름만에 2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유치했고, 9일 문을 연 조흥은행의 역삼동 PB센터 역시 1주일만에 100억원 이상의 신규 자금을 끌어들였다. 타 지점의 고액 고객 계좌를 이관 받은 것까지 합치면 예금액은 더욱 늘어난다. PB의 '원조'격인 하나은행 본점 골드클럽에는 현재 2,000여명 고객이 1조원 이상을 예금한 상태이다. 은행권의 PB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고객들의 방문과 문의전화도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PB센터 설립에 쏟아 붓는 막대한 돈에 비해 안정적인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나 노하우가 부족하고 고객 차별화 서비스가 부족해 과연 목표한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시각도 많다.

특히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PB고객들에게 자산관리서비스를 해주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을 수 없게 돼 있어 수익 기반이 취약한 형편이다. 하나은행 PB본부의 김성엽 차장은 "PB사업에 늦게 뛰어든 은행들이 지나친 시설투자를 하는 것 같다"며 "수익은 PB설립 후 상당기간 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PB투자는 꼭 필요하다는 것이 은행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흥은행의 김영진 PB사업 부본부장은 "단기적인 실적에 연연하지 않되 2006년엔 시장점유율 5%를 달성, 2,600가구로부터 3조9,000억원 예금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 영국, 스위스에서는 PB부문의 은행수익 기여율이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김 부본부장은 또 "PB사업은 위험자산이 적어 한번 궤도에 오르면 안정적이며, 수익성 다변화도 가능한 데다 장기적으론 국내에서도 수수료 수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시장 잠재력은 크다"고 주장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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