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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칭찬합시다]"사랑의 집" 원장 차연복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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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칭찬합시다]"사랑의 집" 원장 차연복씨

입력
2002.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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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앞역에서 좁은 비탈길로 접어들면 허름한 '사랑의 집' 건물이 보인다. 동네 목욕탕이었던 이 곳은 1년 전부터 치매환자, 무의탁 노인, 알코올중독자 등 노인 중증 환자 25명이 살아가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 됐다.남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20여년 째 계속해 온 차연복(52·여) 원장은 모자라고 힘들어서 언제나 고달픈 삶이지만 힘없고 병든 노인들과의 생활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해마다 7, 8명의 노인이 숨을 거두는 모습을 봐야 하는 아픔 속에도 이일을 놓을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운명'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차 원장은 움직이지 못하는 노인들을 매일 씻겨주며, 치료해주는 일을 해왔다. 몸을 돌보지 않는 그의 헌신은 자신의 몸까지도 망가뜨렸지만 그는 묵묵하게 생활하고 있다. 무료 진료를 해주는 한 자원봉사자는 "차 원장은 무리한 봉사활동으로 신체 연령이 60세를 훨씬 넘고 있다"며 "제발 자기 몸도 좀 추스리면서 일을 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물론 즐거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 하나가 노인들의 기적 같은 재활이다. "거동을 전혀 못하던 87세 된 할아버지가 얼마 전에 걷기 시작했어요. 그는 "최근 이 할아버지 말고도 상태가 좋아진 환자들이 많다"며 "이들은 살림도 도와주고 다른 환자를 돌보는 일까지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어릴 때부터 고아원 친구들을 돕고 싶어 고아원원장의 꿈을 키웠던 그는 10여년 전 후암동과 가양동 등에서 소년소녀가장 등을 돕는 일 등을 시작했다. 이 지역에 자리잡은 것은 14년 전이다.

차 원장의 가슴 한편에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쌓여 있다. "지난달 딸(29)이 애를 낳았어요. 첫 손주였는데 마침 사랑의 집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딸 곁을 지키지 못했지요. 하지만 가족들은 지금까지 불평 한마디 없이 마음으로 응원해 주고 있는 든든한 후원자"라고 고마워했다.

그는 가을이 되면 스트레스가 더욱 쌓인다. 곧 추운 겨울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정식 인가를 못 받은 사랑의 집은 구청으로부터 나오는 돈 250만원과 후원금 등으로 가까스로 운영되고 있다. 월세 130만원에 각종 공과금을 내고 나면 먹고 살기가 빠듯한 게 현실이다.

"사랑의 집이 언젠가는 자기 집을 마련하고, 또한 정식 기관으로 인정 받는 것이 꿈"이라는 차 원장은 "올 겨울도 잘 지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02)706-9598, 715-9020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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