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개방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신의주 경제특구 책임자 양빈(楊斌) 행정장관이 한국자본 유치를 손짓하기 시작했음을 주목한다. 그는 중국주재 한국 특파원들이 대거 참석한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한국기업의 참여가 아무 지장을 받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 한국인도 비자 없이 신의주를 출입할 수 있으며, 특구 안에 한국기업 전용공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국기업도 외국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것이며, 그 자신이 다음 달 7일 서울에 와 투자유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楊 장관의 발언이 북한 권력 핵심부와 긴밀한 교감을 거쳐 나왔는지는 알길 없으나, 그가 신의주 실험의 전권을 위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이행을 담보하고 있다고 본다.우리가 楊 장관의 한국기업 관련 발언을 주목하는 이유는 신의주 실험이 성공할지 여부를 판가름해 줄 요인의 하나가 한국기업 참여도이기 때문이다. 화교자본과 일본자본의 참여도 눈여겨 봐야겠지만, 신의주 실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파트너는 바로 한국자본이다. 한국의 제조업은 벌써 오래 전부터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활로를 찾아가고 있다. 한국기업들이 여건만 맞으면 언어장벽이 없고 노동력이 중국보다 저렴할 신의주를 외면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지구상에서 북한을 가장 유리한 조건에서 도와줄 수 있는 나라는 동족인 한국이다.
북한은 신의주 실험의 성공요인 중 하나가 한국자본의 참여도에 달렸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투자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위험부담을 꺼리는 외국기업도 한국기업이 신의주에서 성공하는 것을 보면 마음을 달리 먹을 것이다. 신의주 특구는 남북이 개발을 약속한 개성공단의 개념설정과 운영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북한은 신의주에서부터 한국기업의 신뢰를 쌓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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