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식물의 보고(寶庫)인 국립공원들마저 외래 식물들에 급속히 잠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9일 국회 환경노동위 박인상(朴仁相·민주) 의원 등에게 제출한 국감자료를 통해 지난해 말 현재 국내에 외래식물 281종이 번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1년사이에 15종이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전국 18개 국립공원에만 151종이나 되는 외래식물이 서식, 이들의 점유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지적됐다. 여기에는 돼지풀과 단풍잎돼지풀, 서양등골나물 등 환경부 지정 생태계 위해(危害)식물 3종도 포함돼 있다.
서양등골나물은 과거 서식지역이 북한산 등 서울지역에 국한됐으나 최근에는 경기 일원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단풍잎돼지풀도 수도권 일부에서 지금은 전라, 경상도 등 전국적으로 급속히 번져가고 있다.
서양등골나무는 이를 뜯어먹은 소의 유제품을 섭취할 경우 구토와 변비 증세를 수반하는 우유병(milk sickness)을 유발하며, 국화과 식물인 단풍잎돼지풀은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이밖에 비교적 잘 알려진 외래식물인 갓과 개망초, 토끼풀, 망초 등 6종은 국립공원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소리쟁이와 다닥냉이, 개비름 등 4종도 국립공원에서 빠른 속도로 번식지를 넓혀가고 있다.
박 의원측은 "외래식물은 번식력이 강해 우리나라 고유의 토종식물을 위협하는 등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외래종 관리지침을 마련하고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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