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강국면에선 '경기방어주(Defensive stock)' 위주의 투자전략이 주목 받는다. 경기방어주란 경기 하락의 직격탄을 피해갈 수 있고, 오히려 경기가 안 좋을 때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돋보이는 업종을 말한다.미국의 경우 전력이나 가스, 전화 등 소비재 업종과 금·은 등의 자원회사가 꼽힌다. 제약회사도 비교적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편이다. 일본 증시에선 전자업체 소니와 동경전력이 대표적인 경기관련주와 경기방어주로 비교돼 왔다. 경기방어주는 그동안 경기 하락국면에서 투자자들에게 안전한 투자처를 제공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사정이 어떨까. 지금까지는 딱히 경기방어주로 꼽을 만한 업종이 없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우리 증시가 '순환적'인 모습을 보여온 데다, 업종들이 서로 차별화하지 않은 채 경기와 발맞춰 다 같이 올라가거나 떨어져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경기가 좋아지면 모든 업종이 올라가고 경기가 하락할 때에는 모두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일단 경기방어주가 되려면 경기흐름과 관련 없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이면서 일정한 배당률을 보장해주는 게 급선무다.
그렇다고 투자자 입장에서 단순히 과거의 높은 배당률만으로 기업을 골라서는 안 된다. 경기 하락국면에서도 장사가 잘 돼 경기방어적인 배당을 할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한국가스공사의 주주 중심 배당정책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27일 액면대비 주당 30%(1,500원)의 예정 배당률을 공시했다. 여러 계층의 투자자들에게 폭 넓은 선택의 기회를 줌으로써 주식 수요를 늘린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배당정책이 아닐 수 없다. 배당투자는 경기불안 국면에서 주주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김정래/제일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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