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빅리거들이 나란히 마운드에 올랐지만 명암이 엇갈렸다.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김선우(25)가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이적 후 첫 승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23)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반면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29)는 6년 연속 두자리 승수 달성에 실패했다.▶첫 승 올린 김선우
손가락 부상만 없었다면 완봉승도 가능한 빼어난 투구였다. 정교한 제구력과 상대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9회 첫 타자까지 무실점 행진을 펼쳤고 1만1,000여 홈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29일(한국시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전에 선발 등판한 김선우는 8과 3분의 1이닝 동안 6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로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김선우는 이로써 3승 무패, 방어율 4.74로 시즌을 마감했다. 7월 보스턴에서 옮겨온 후 첫 승리. 2회 안타와 사사구 2개로 2사 만루를 허용하는 등 경기 초반 흔들렸던 김선우는 이후 안정을 찾아 상대타선을 압도했고 9회 첫 타자를 내야 땅볼로 잡은 뒤 손가락에 물집이 생겨 교체됐다. 김선우는 이날 타석에서도 3회 홈런성 안타를 때리는 등 3타수 1안타의 맹활약을 펼쳤다.
▶두자리 승수 실패한 박찬호
28일 알링턴 볼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에 마지막으로 선발등판, 시즌 10승을 노렸던 박찬호는 패전의 멍에를 안으며 1997년부터 이어온 두자리 승수 달성에 실패했다. LA 다저스에서 텍사스로 옮겨온 올해 내내 부상과 부진에 시달린 박찬호는 이적 첫해를 9승8패, 방어율 5.75의 저조한 성적으로 마감했다. 박찬호는 0―3으로 뒤지던 9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텍사스가 2―3으로 패배했다.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한 김병현
김병현은 29일 뱅크원 볼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17―8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점수 차가 커 세이브를 따내지 못했지만 이날 승리로 팀이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됐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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