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프고 비통한 일이다. 실종 11년 만에 유골로 발견된 개구리 소년들은 얼마나 어른들을 원망하면서 숨졌을까. 살아 있었다면 성인이 되어 가정과 사회에서 어엿하게 제 몫을 하고 있을 아이들이 누가 누군지도 모를 유골이 되어 돌아왔으니 기막히지 않은가. 그들의 무사귀환을 자기 자식의 일처럼 빌어 온 일반 국민들에게도 큰 충격이다.유골은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에서 3.5㎞ 떨어진 산에서 발견됐다. 그런데 연인원 30만 이상의 군경이 동원된 수색에서 아무 흔적도 찾지 못했으니 초동수사가 너무 허술했던 셈이다. 행인의 왕래가 적은 곳이고 지형상 흙에 덮여 있으면 찾기 어렵다지만, 유골 발견지점은 제대로 수색하지 않았다. 사인에도 의문이 많다. "길을 잃고 얼어 죽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납득하기 어렵다. 정황으로 미루어 살해 암장의 개연성이 더 높아 보인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다른 곳에서 살해 후 이 곳에 암장했기 때문에 발견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정밀 확인해야 할 사항이지만 총알과 탄두가 발견됐다. 더욱이 유골 발견 하루 전, 한 언론사에 개구리 소년들이 묻혀 있는 지점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고 한다.
그 동안의 경과를 되돌아 보면, 우리 사회의 역량이 이것밖에 안되나 하는 실망을 하게 된다. 경찰을 비롯해 많은 사회단체와 개인들이 백방으로 노력했는데도 결과는 이렇게 되고 말았다. 좀더 노력했더라면 무사히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커진다. 그동안 경찰은 많은 수고를 했지만, 이제 수사본부를 다시 가동해 사건을 전면 재수사해야 마땅하다. 빨리 아이들의 개별 신원을 확인하고 정확한 사인 규명과 함께 범인을 검거해 부모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어야 한다. 개구리 소년들 외의 실종 어린이들 찾기에도 다시 힘을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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