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인한 폭우로 맹독성 농약이 무더기로 남한강 상류로 유입돼 식수원 오염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더욱이 정선군은 상수원 보호구역의 농약 유입 사실을 20일 이상 숨긴 채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 정선군은 집중호우로 정선읍 덕송리 조양강변 종묘사 창고건물이 유실돼 4톤 분량의 농약이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쓸려 내려갔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정선군은 9일부터 24일까지 창고건물 주변에서 유실농약 회수작업을 벌였으나 현재까지 회수한 농약은 유실농약의 절반인 2톤에 그치고 있다.
정선지역 수해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농약이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유입됐는데도 정선군은 아무런 조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해 왔다"며 "수해복구작업이 한창이던 이 달 초 노인층을 중심으로 만연했던 설사 등의 원인이 농약에 오염된 식수였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선군 관계자는 "농약 유실 사실을 안 6일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농약에 가장 민감한 물고기 폐사 등 가시적인 피해 발생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두 차례에 걸쳐 덕송취수장 원수와 정수의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농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강보존본부 관계자는 "남한강에서 무더기로 떠다니는 농약 2톤의 비닐포장이 찢어지거나 플라스틱병이 깨진다면 이는 곧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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