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사실을 시인한 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내부에 심각한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26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조총련 산하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인권협회 긴키(近畿)지방본부는 25일 북한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일본인 납치 행위에 항의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며 "식민지 지배 피해자의 자손인 우리가 지금 '가해자'의 입장에도 있는 것을 통감하며 희생자와 그 가족에게 마음으로부터 사죄하고 싶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납치 사건에 대해 "북한과 일본이 이상한 관계에 있을 때 발생한 사건이지만 그렇다고 북한측이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북한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 18일 이후 열리고 있는 조총련 각 지방본부와 상공회별 긴급회의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북한과 조총련에 배반당했다" "조총련 현 집행부가 퇴진해야 한다"는 발언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납치를 일본의 조작이라고 보도해 온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한 기자는 편집회의에서 사과문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조총련계 학교에서도 학부모 회의가 열려 "김 위원장을 더 이상 '장군님'이라고 부르지 말아야 한다" "정치색 없는 순수한 민족교육으로 돌아가야 한다" 는 등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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