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2대 종정을 역임한 청담(靑潭·1902-1971·사진) 스님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자와 문도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재평가 작업이 시작된다. 청담 스님은 성철 스님과 함께 일제시대 왜곡된 한국불교를 바로 잡고 종단을 비구승단으로 만들겠다는 기치 아래 1947년 봉암사 결사(結社)를 출범시킨 근·현대 한국 불교사의 거목이다.청담문도회와 스님이 생전에 주지를 지냈던 서울 우이동 도선사(주지 혜자 스님) 등은 10월 10∼20일 학술세미나와 전집·논총 간행, 유물전시관 개관, 기념법회와 음악회 등을 열고 스님의 업적과 사상을 조명한다.
10월 10일 오후 2시 한국언론재단에서 열리는 '청담대종사 생애와 사상연구 학술세미나'에서는 그의 수행과 정화운동을 집중 조명한다.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이 '청담의 구세관과 한국불교의 비구 승단 재건'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정성본, 권기종 동국대 교수, 허혜정 문수암 주지, 목정배, 김영태, 오형근 전 동국대 교수 등이 주제 발표를 한다.
15일 스님의 제일(祭日) 때 열리는 기념법회에서는 '청담 대종사와 현대 한국불교의 전개'라는 제목의 논총과 모두 11권으로 구성된 전집 중 6권이 봉헌된다. 문도회는 '금강경 강의' '반야심경 강의' 등 나머지 5권도 내년까지 펴낼 예정이다. 또 이날 개관하는 도선사 경내의 청담기념관에서는 스님의 유품과 글씨, 사진 등 유물을 상설 전시한다. 스님 생전에 한국종교협의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김수환 추기경이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산사음악회는 10월 20일 오후 6시 도선사 경내에서 열린다.
청담 스님은 24년 일본 송운사에서 출가한 뒤 귀국, 26년 경남 고성군 옥천사에서 재출가했다. 그는 만주, 설악산 봉정암, 금강산 마하연, 묘향산 설령대 등에서 오랫동안 수행에 전념한 선승(禪僧)이면서도 조계종 종정, 총무원장, 동국학원 이사장, 불교신문 사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대외 활동을 벌였다.
청담 스님은 선승으로 이름을 날리던 시절 오래 전 버린 부인을 찾아가 하룻밤 파계로 딸을 낳기도 했다. 그 딸도 성철 스님 아래서 출가, 비구니계의 고승인 묘엄(妙嚴) 스님(수원 봉녕사 주지)이 됐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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