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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공계좌 통해 北송금" 민 "대선용 정치공세 말라"/"4억弗 北제공說" 공방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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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공계좌 통해 北송금" 민 "대선용 정치공세 말라"/"4억弗 北제공說" 공방 격화

입력
200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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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전후 정부가 현대 계열사들을 통해 북한에 수억 달러의 비밀자금을 제공한 의혹이 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국회 정무위 엄호성(嚴虎聲·한나라당) 의원은 26일 전날 자신이 주장한 '대북 4억달러 비밀지원' 의혹과 관련, "북한 아태평화위원회가 중국 베이징이나 마카오 또는 홍콩에서 운영 중인 페이퍼컴퍼니의 가공계좌를 통해 4억달러가 송금됐다는 제보가 있다"며 계좌추적을 요구했다.

엄 의원은 이날 금감원 감사에서 "2000년 4월10일 박지원(朴智元) 당시 문화부장관이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시나리오가 전달됐다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엄 의원은 이날 금감원 감사에서 "2000년 4월 10일 박지원(朴智元) 당시 문화부 장관이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시나리오가 전달됐다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엄 의원은 또 "지난 7월 산업은행이 제출한 '현대상선 자금지원내역' 및 금감원이 이 달 19일 제출한 '련대상선 등에 대한 채권금융기관별 신규자금내역'에는 2000년 6월7일과 28일에 각각 대출된 4,000억원과 900억원이 빠져있다"며 이는 고의적인 누락의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3·4·5·8면

같은 당 이성헌(李性憲) 의원도 전날 자신이 제기한 현대건설의 '대북 1억5,000만달러 제공' 의혹과 관련,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5월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이 김재수(金在洙) 구조조정본부장을 불러 대북 송금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현 정권이 현대를 통해 돈을 주고 남북정상회담을 샀음이 입증됐다"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진상 해명과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서 대표는 "김 대통령은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면 남은 임기에 관계없이 즉각 물러나야하며 합당한 사법적, 역사적 책임도 함께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산업은행에 따르면 현대 부도의 파장을 우려해 당시 긴급자금을 지원한 것이며 현재 회수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근거도 없이 의혹만 부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선숙(朴仙淑) 청와대대변인은 "선거용 정치공세 차원에서 대통령 흠집내기를 일삼는 것을 규탄한다"면서 "근거가 없고 앞뒤가 안 맞는 왜곡선동에 대해 한나라당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현대상선은 26일 산업은행에서 대출받은 4억달러(4,900억원)를 북한에 비밀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출금은 차입 신청서에 밝힌 사용계획대로 집행했으며 전용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또 현대상선은 대출금 가운데 1,700억원은 같은해(2000년) 상환했으며 갚지 못한 3,200억원도 자동차선 매각대금(약 1조8,000억원)이 들어오는 다음달 말께 모두 상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2000년 5월 현대건설이 북한에 1억5,000만달러를 제공했다는 이성헌(李性憲·한나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 김재수(金在洙) 당시 현대그룹 구조조정위원장은 "자금을 북한에 송금한 적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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