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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韓 사이 "怒한 사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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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韓 사이 "怒한 사이" 됐나

입력
200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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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 사이에서 감지되는 냉기의 강도가 위험수위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예정됐던 정례 조찬회동이 한 대표의 '생일'이라는 이유로 돌연 연기된 것도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한 대표가 이날 회동에 대해 "노 후보가 구성중인 대선 선대위와 당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든 매듭짓겠다"고 예고했던 터라 회동 연기는 즉각 노―한 사이의 '막후 합의 불발'로 해석되는 분위기다.노 후보와 한 대표의 상대방에 대한 일련의 발언 내용도 예사롭지가 않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통합, 단일화 여부는 선대위 소관사항'이라는 노 후보의 주장에 대해 "선대위는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 당은 당정분리 원칙에 합당하게 운영될 것이다"는 뼈있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한 대표가 이어 당내 21세기 국정자문위 전체회의에 참석, "나 혼자 당에 남더라도 민주당 간판 들고 끝까지 간다. 지금은 일시 봉합상태이지만 당이 제대로 가기는 어렵게 됐다"고 말한 것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어법이다.

노 후보는 이에 앞서 25일 SBS, CBS 라디오 등에 출연, "선거운동 방해 행위는 당 대표도, 사무총장도 할 수 없다"고 못박고 차별화 문제와 관련, "민주당의 주도 세력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 냈다. 노 후보와 한 대표가 이틀에 걸쳐 간접적으로 일전을 치룬 셈이다.

실무 그룹 사이에서는 한층 가시 돋친 말들이 오가고 있다. 노 후보 진영에서는 "한 대표가 막상 선대위에 권한을 넘겨주려다 보니까 불안해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한 대표 측에서는 "노 후보가 당을 정치실험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또 이 같은 상황의 근저에는 '호남 민심은 결국 노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가설에 대한 양측의 인식이 같지 않고 선거관련 예산집행을 위한 사무총장 교체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의 생각이 다르다는 사정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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