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만남, 함께 내일로.' 북한의 참가로 관심이 더해진 부산아시안게임 개회식의 주제는 가야국 김수로왕과 왕비 허황옥의 결합처럼 아름다운 만남이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한 북한,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난 아프가니스탄, 신생독립국 동티모르의 참가는 대회 주제에 걸맞게 아시아의 화합과 단결을 상징한다.29일 오후6시 37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 개회식이 막을 올린다. 주경기장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서 타악기공연단 '난타'의 신명나는 장단이 흥을 돋우면 관중석에서는 '어서 오이소'란 카드섹션으로 44개국 선수단 9,900여명을 환영한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가요, 클래식을 배경으로 네팔이 선두로 입장하고 일본 중국 등이 가나다순으로 뒤를 따른다. 개최국 한국은 북한과 똑같은 단복에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마지막으로 입장한다. 선수들은 본부석이 아닌 주경기장 한가운데 중앙무대를 바라보며 방사형으로 늘어서 동방의 기운찬 태양을 암시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개막선언으로 수천발의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는 순간과 때맞춰 부산시내를 운행하던 전 차량이 7초간 경적을 울려 개막을 축하한다. 뒤이어 한라와 백두, 41개국에서 모인 성화가 하나로 합해져 활활 타오르고 선수단이 퇴장하면서 식후행사가 진행된다.
소프라노 조수미, 바리톤 장유상씨가 등장해 서기 48년 부산에 자리했던 가야제국의 시조 김수로왕과 바다 건너 찾아온 허황옥의 소중한 만남과 혼인을 노래한다. 이어 후손들이 태껸을 펼치며 강인했던 기상을 재현하고 다양한 춤사위로 한민족의 번영, 아시아의 화합을 전 세계에 알린다. 이윽고 참가자들은 '원 아시아(One Asia)'를 합창하며 대미를 장식한다.
/부산=아시안게임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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