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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정일 위원장의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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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정일 위원장의 대응은

입력
200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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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대북특사를 조속히 파견하겠다고 김대중 대통령에게 알려온 것은 북미관계가 본격적 조정국면에 들어설 것임을 말해준다. 특사파견이 좋은 결실을 거둬 북미대화로 이어질지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미국의 대북 강경드라이브가 바뀔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북한이 경제개혁을 가속화하고, 북일 정상회담에 이어 신의주 경제특구 행정장관에 외국인을 임명하는 등 본질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특사 파견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부시 대통령의 결정에는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가 주도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의 북미 대화촉구결의도 영향을 주었다. 부시 대통령은 김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과 이라크는 다르다"며 "이 같은 생각을 한국국민에게 분명히 전해달라"고 말했다. 이라크 이란 북한을 한 무더기로 싸잡아 몰아세웠던 '악의 축' 발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미국은 아직도 북한이 불량국가이고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핵 카드를 가지고 장난치고 있다는 기본 인식을 바꾸지 않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특사 파견 결정으로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우리는 김정일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믿는다. 부시 행정부는 김 위원장이 벼랑 끝 타협을 불사했던 클린턴 행정부와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핵 사찰과 미사일 발사 및 대량살상무기 등에 대해 보다 명쾌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는 게 현실적인 선택일 것이다. 김 위원장은 세계의 유일 초강국인 미국의 동의가 없는 한,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개혁정책도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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