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는 들끓고 있습니다. 인민들은 정든 땅, 이웃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아쉬움과 어디로 가게 될 지 모르는 두려움에 술렁이고 있지요."25일 밤 중국 단둥(丹東)에서 만난 신의주의 한 고위간부 인척 L(56·여)씨는 "30만 신의주 인민들은 이미 이주하라는 통보를 받았고 6개월∼1년 안에 의주, 정주 등으로 소개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단둥에서 바라본 평온한 모습과는 달리 신의주에는 벌써부터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 사이에는 특별행정구 지정으로 북한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널리 퍼져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씨는 또 "신의주에 압록강 운하를 조성해 특별행정구를 외부와 격리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평북도청은 정주로, 신의주시 시청사는 남신의주로, 신발공장은 영천으로 옮기는 등 구체적인 이주계획을 확정했고 공무원, 종업원들은 모두 직장과 함께 이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나라가 하는 일이니까 인민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김정일 장군은 성군이시니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압록강변에서 대화를 나눠본 신의주 주민들은 "변화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걱정도 많다"며 "조만간 시작될 소개를 준비하며 이웃끼리 사진을 찍고 야유회를 다녀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단둥=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