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동도 강남구다. 8학군에 끼워달라."26일 오전 11시30분 150여명의 중년여성들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의 요구를 요약하자면 수서동에 사는 학생들도 강남 명문고에 진학할 수 있도록 배정원칙을 변경해 달라는 것.
시위에 참여한 주부 이모(41)씨는 "수서지역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떨어지는 중·고교에 집중 배치되고 있다"며 "이 지역 6,000여 가구 중 4,000여 가구가 영구임대아파트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 불평등 대우를 받는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학교 배정 문제로 인해 인근 지역으로 이사하거나 위장전출이 속출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초등학교는 6학년의 경우 고작 5개 학급에 학급 당 학생수도 30명에 불과한 것이 그 증거라는 것. 또 다른 주부 김모(42)씨는 "인근 대치초등학교는 한반 정원이 최고 50명에 이르는 과밀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집값도 길 하나 건너 일원동과 비교해도 1억∼1억5,000만원씩이나 차이 난다"고 자못 억울해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근거리 배정 원칙을 깨고 이 지역 학생들을 인근 지역 학교로 배정하면 이번에는 그 쪽에서 역민원이 제기될 것"이라며 "왜곡된 자식교육 열풍이야말로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고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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