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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弗 北전달 의혹" 논란/엄호성 "정부, 현대상선통해 2000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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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弗 北전달 의혹" 논란/엄호성 "정부, 현대상선통해 2000년 제공"

입력
2002.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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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회 정무위의 금감위 감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부가 북한에 금강산 관광사업 대가로 4억 달러를 비밀리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증인 신문에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일부 증언이 나오면서 파문이 커질 조짐이다.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엄낙용(嚴洛鎔) 전 산업은행에 대한 신문에서 "산은은 2000년 6월7일 현대상선에 유동성 지원 명목으로 4,000억원, 같은 달 28일 900억원 등 총 4,900억원을 지원했으나 이 돈은 곧바로 현대아산으로 들어가 북한에 전달됐다는 의혹이 있다"며 "당시 김충식 현대상선 사장으로부터 '대출금은 정부가 대신 갚아야 할 것'이라는 발언을 들은 바 있느냐"고 물었다. 엄낙용 전 총재는 "2000년 8월 취임 직후 김충식 전 사장이 찾아 와 '4,900억원에 대해 우리는 한 푼도 만지지 않았으니 정부가 갚아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며 "면담 직후인 8월말 채권 회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 국정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한편 이기호(李起浩) 당시 청와대수석과 진념(陳稔) 재경부장관, 이근영(李瑾榮) 금감위원장 등이 참석한 경제장관 간담회에 이를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은 현대상선이 대북 사업을 하고 있다는 특수성 때문"이라며 "김 사장에게서는 현대상선 지원금이 북한에 전달됐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고 어디에 사용했는지에 대해 물어 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국정원장이 김보연 3차장을 만나 보라고 해서 강남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만나 '걱정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기호 수석도 같은 내용을 밝혔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박상배(朴相培) 산은 부총재는 "당시 현대상선은 삼성캐피탈 등 제2금융권이 집중 유동성 회수에 나서 자금압박이 가중돼 부도가 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 회생 자금을 지원한 것"이라며 "대출금 중 1,700억원은 현대상선에서 직접 회수했고 나머지는 일반 대출로 전환했다"고 해명해 엄 전 총재와는 다른 답변을 했다.

엄 의원은 이어 이근영 금감위원장에게 "당시 산은 총재이었던 이 위원장이 유동성 지원에 반대하자 한광옥(韓光玉)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산은 실무진이 찬성하는데 왜 반대하느냐'며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 위원장은 "한 실장의 전화를 받은 바 없고 만난 적도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현대상선 지원금이 현대아산을 통해 북한에 지원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직답을 피했다.

한편 민주당 한광옥 최고위원은 자신의 압력설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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