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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올 순매도 6조 사상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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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올 순매도 6조 사상최대

입력
2002.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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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면서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내다판 주식이 6조원을 넘어섰다. 올 1월 이후 25일까지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 매도한 주식 규모는 6조880억원으로 1997년 자본시장이 완전 개방된 이후 가장 많은 순매도를 보였던 99년 5∼10월의 5조8,300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한국의 경제여건이나 기업실적이 해외시장보다 월등하다고 입을 모으고 '팔만큼 팔았다'는 전망이 우세했던 외국인들이 8개월째 6조원을 순매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외국인 매도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국인의 '셀(Sell) 코리아'는 미국 경기 둔화 및 세계증시 불안에 따른 주식비중 축소로 분석되고 있지만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여력이 부진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증시 수급구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외국인의 '관망-매도'태도 변화

올들어 8월말까지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도하며 비중을 줄였던 외국인들은 이달 중순까지 소폭 순매수로 돌아서며 관망세를 보이다 최근 다시 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이달들어 23일까지 2,055억원의 매수우위를 유지했으나 24일 이후 3,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팔아 1,541억원의 매도우위로 반전했다. 이로써 외국인은 올 1월 1,280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인 이후 8개월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들은 금융주를 비롯한 업종대표 기업들의 주식을 팔고 있으며 24일에는 삼성전자를 1,222억원이나 순매도했다.

▶손절매, 환차손까지

외국인들이 대규모 순매도로 돌아선 것은 최근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 등 주요 증시의 지지선이 붕괴된 가운데 미국 경기 불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 현대증권 엄준호 연구원은 "지수 700선 붕괴의 주역은 외국인"이라며 "미국 기업 이익 전망치가 낮춰지고 산업생산 정체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되면서 미국내 한국 관련 해외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일어나 서울 증시의 외국인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빠진 국내 업종대표 주식들을 서둘러 내다팔고 있는데다 낙폭이 큰 일부 코스닥종목 등에서는 손절매(Loss-cut) 물량까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종증권 최용환 연구원은 "최근 원화 환율이 일시 급등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한 점과 국내 경제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이 한단계 레벨다운(level-down)된 점도 주식 매도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외인 언제 돌아올까

리먼브라더스 윤용철 상무는 "외국인 매도공세는 한국경제와 기업의 펀더멘털이 아닌 세계 증시와의 상대적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해외시장의 급락세가 멈춰서지 않는다면 국내주식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공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바라볼 때 기업 실적을 검토하지만, 주가가 폭락한 미국 마이크론과 연계해서 투자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시장 주변을 감싸고 있는 불투명성이 어느정도 제거되고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싸다는 인식이 강하게 부각돼야만 외국인의 매수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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